<기자현장> 지자체 장이 세운 신년 목표 무게가 다르다

심진석 중·서북권취재본부 차장

2020년 1월 1일 경자년 새해가 오면서 들썩이던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20여일이 흘렀다. 흔히들 새해가 밝으면 목표를 설정하고 올 한해의 계획을 나름 세우게 된다. “꼭 지켜야지”하는 마음이나 누구나 같겠지만 누구는 그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하는가 하면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지켜야지 하는 목표의 무게가 자신의 신분이나 위치, 처한 상황이나 분위기 등 각각의 요인이 다 달라서가 아닐까.

이런 이유로 보면 지역민들의 민생을 책임지는 각 지자체장들의 신년 목표는 그 무게감 때문인지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한다. 그렇게 되새겨 본 올해 광주·전남 지역 각 지역 수장들의 목표를 보고 나니 다시한번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나같이 다 맞는 말들이고 꼭 해결해야 할 일들이어서다. 그런데 막상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하나같이 구체적 방향도 없이‘일자리 창출’, ‘경제 부흥’이라는 획일적이고 추상적인 것 뿐이어서다. 이들 말처럼 실제 지역 서민경제는 위험수준에 달한 상황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14만7천명 전달인 11월에비해 무려 3천이나 줄었다. 그나마 있는 자영업자 중 무급으로 가족이 참여하는 비율은 2만6천명으로 전년같은 기간 1만8천명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아예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율도 49만 2천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천명이나 늘었다.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자영업자 수 감소와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같다. 전남도 위기다. 지난해 12월 기준 실업자는 2만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천명이나 늘었다. 자영업자수도 27만1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만 4천명이 줄었다.

각 지자체장들의 경제부흥 의지는 결국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가 어설픈 초등학생 그림계획일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드는 건 나 뿐 일까. 실제 지역 한 지자체를 상대로 신년 계획으로 세워둔 경제 부흥책의 구체적 방향을 문의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뚜렷한 목적도, 가이드라인도 없다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신년계획이니 추후 논의를 하겠다는 부차적 설명뿐이었다. 지자체를 이끄는 수장들이 세운 목표는 어린학생이나 일반 직장인들이 자신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는 가벼운 그것이 아니다. 단순히 썼다가 귀찮으면 지우면 되는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니란 의미다. ‘신년 세운 목표’의 무게를 다시한번 재 보길 바란다. 저울의 추가 가르키는 숫자가 곧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올 한해 세운 목표의 전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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