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했다는데…” 中 유학생과 같은 건물 사용

“격리했다는데…” 中 유학생과 같은 건물 사용
<중국 유학생 격리 전남대 기숙사 가보니>
층만 나눠 유학생 24명 격리
학생들 한 건물 사용에 불만
지난주 갑작스런 퇴사 통보
“곳곳 가벽, 이동제한 조치”
 

전남대학교가 일반 학생들이 사용하는 기숙사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격리하기로 결정해 기존 입사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진은 11일 전남대학교 직원들이 기숙사에서 격리된 24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방역복을 입고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중국인 유학생들과 격리했다는데 같은 건물에서 함께 생활하는게 말이 됩니까…”

11일 낮 12시 찾은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생활관(기숙사) 앞에서 만난 전남대생 박모(21·여)씨는 대학 측의 중국인 유학생 격리조치를 보고 이같이 분통을 터뜨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학교 측에서 중국을 방문한 학생들을 격리시켰다는 소식을 접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같은 기숙사 건물에서 함께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날 “학교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격리시킨다고 해도 행여나 마주치거나 생활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 불안하다”며 “심지어 해당 기숙사 건물은 여학생 전용 기숙사인데 행정실로부터 남자 중국인 유학생들도 이 건물에 격리된다고 전날 통보받았다”고 토로했다.

전남대학교 기숙사 행정실에 따르면 11층 규모인 기숙사 9C동에는 지난 7일부터 중국인 유학생 24명(남12명·여12명)이 1~5층에 격리됐다. 나머지 6~11층은 기존 입사했던 일반 학생들이 그대로 거주하고 있다. 격리된 중국인 유학생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로 알려진 2주 동안 해당 건물에서 생활한다.

하지만 전남대 측이 격리공간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입사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기숙사 퇴사를 통보하고, 중국인 유학생들을 일반 학생들이 살고 있는 기숙사에 격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입사생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기숙사 입사생 한모(21·여)씨는 “지난해부터 기숙사 9C동 3층에서 거주했는데 지난주 갑작스레 기숙사 행정실로부터 퇴사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 건물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격리할 계획이었으면 사전에 입사생들에게 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와 관련 전남대 행정실 관계자는 “격리된 중국인 유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마주치지 못하도록 기숙사 곳곳에 가벽을 세워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며 “해당 건물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순찰하고 있는 등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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