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아

“겨울이 끝났다” 올겨울 평균기온 4.4℃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아
적설량도 1㎝ 미만 그쳐
꽃샘추위 마저 없을 수도
“시베리아 고기압 약화”

올 겨울 평균기온이 4.4℃를 기록하는 등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온화한 날씨에 겨울잠에서 깬 북방산개구리가 지난달 24일 무등산국립공원 장불재에서 포착된 모습.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제공

올 겨울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이번 겨울철 평균기온이 4.4℃를 기록하는 등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철(지난해 12월1일~2020년 2월 13일) 광주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5℃도 높은 4.4℃로 집계됐다. 이처럼 온화한 겨울 날씨는 겨울철(12월~2월) 평균기온이 4℃를 기록했던 지난 2006년을 웃돌고 있다. 보름 가까이 남은 이달 남은 기간 한파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광주의 이번 겨울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따뜻한 겨울로 기록될 전망이다.

광주의 올 겨울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달 7일로 13.1℃를 기록했다. 가장 낮았던 날은 지난 6일 -2.2℃로 평년보다 1~3℃ 가량 높았다. 특히 지난달 7일에는 최고기온이 17.7℃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950년 1월 17일 18.8℃를 기록한 이후 7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온화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철 눈이 내린 일수도 최근 20년 평균에 28%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에 눈이 내린 날은 단 9일에 불과했으며, 최근 20년간 같은 기간 평균 눈이 내린 날은 32.3일로 23일이 적었다. 올겨울 9일간 내린 눈의 적설량도 1㎝가 채 안돼 눈 다운 눈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기상청은 시베리아 고기압의 약화와 함께 한대 제트 기류가 찬공기의 남하를 저지하면서 올겨울 추위가 실종된 것으로 봤다. 또한 아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도 온화한 겨울 날씨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베리아 지역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3℃가량 상승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됐고, 북쪽의 찬 공기를 끌어내리는 한대 제트 기류가 국내 북쪽에 주로 형성되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국내로 유입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1℃가량 상승했고, 이동성 고기압이 국내 남쪽에 위치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대거 유입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3월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2.5℃~7.3℃ 높아 당분간 추위가 없을 것으로 보고, 이른 봄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꽃샘추위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등으로 고기압의 영향이 적어지면서 최근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는 추세다”며 “하지만 엘니뇨와 유라시아 눈덮임, 북극얼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겨울철 기온이 다시 낮아질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