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손 소독하세요”
(르포) “마스크 착용·손 소독하세요”
‘초긴장’ 코로나19가 바꾼 주일예배 풍경
교회마다 입구에 마스크·세정제 비치
천주교광주대교구 83년 만에 미사 취소
신천지 출입금지…지문검색기 통해 확인
광주에서 신천지 신도들에 의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추가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천주교광주대교구가 83년만에 미사를 중단하고, 교회는 신자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등 종교계가 비상이다.
미사를 중단한 첫 주일인 23일 광주광역시 남구 진월동 한 성당은 이날 오전 예정된 미사부터 취소되면서 신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셔터가 내려진 채 굳게 닫혀 있었고 ‘코로나19 관련 교구장님 지시사항으로 3월 5일까지 모든 미사는 없습니다’라는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광주대교구의 지침에 따른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지난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성당 관계자는 “지난 주말만 해도 300여명의 신도들이 나와 미사를 드리던 곳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일부 신자들은 미사가 중단된 지 모르고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당과 달리 주말 예배를 진행한 개신교 교회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신분 확인 절차를 밟고 있었다.
남구 진월동 한 교회에서는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정문에 있는 지문검색기를 통해 신도들의 신분이 확인되면 예배당에 입장시켰다. 신도들에게 현관문에 비치된 손 소독제 사용을 권고하는가 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신도들에게는 마스크를 건네기도 했다.
또 현관문에는 ‘신천지 OUT’, ‘신천지 신도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코로나19 감염 원인을 제공할 경우 법적책임을 물을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등의 안내문을 붙여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서구 풍암동의 한 교회는 이날 예정된 예배를 취소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실시간 예배’를 진행했고 모든 행사를 연기하기도 했다.
해당 교회 신자 박모(32·남구 송하동)씨는 “최근 신천지 신도가 교인으로 가장해 교회에 들어와 바이러스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돼 불안하다”며 “당분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가정에서 신앙 생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