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교육현장 혼란 불가피

4월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
수능도 2주 미뤄 12월 3일 시행
‘사상 초유’ 교육현장 혼란 불가피
스마트기기 부족에 부실 수업 우려
학교·교사 간 장비·기술 격차도
시·도 전담팀 구성 대비 철저 방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온라인 개학’ 카드를 꺼내들었다.

초·중·고교 개학이 4월 9일부터 고3과 중3학년을 시작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 대학 수학능력시험도 당초 예정됐던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2주 연기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신학기 개학 방안을 발표했다.

온라인 개학은 오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시차를 둬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16일에는 고1~2학년, 중1~2학년, 초4~6학년이 온라인 개학하고, 초1~3학년은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다. 유치원은 등원 개학이 가능할 때까지 휴업을 연장한다.

이미 세 차례나 개학을 연기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지속되자 추가 학업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지만 학교 현장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향후 지역별 코로나19 진행 상황과 학교 여건을 고려해 원격수업과 등교 출석수업 병행 등 학사운영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문제는 코로나19 감염 방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불안과 불신, 준비 부족 등의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우선 온라인 수업을 들을 만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이 걱정이다. 교육부가 전날 자정까지 학교 67%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은 17만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광주는 전체 학생 16만5천여명 중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모두 없는 학생은 1천712명으로 조사됐다. 전남의 경우 스마트기기가 없는 초·중·고등학생이 모두 3천610명이었다. 이는 도내 초·중·고생의 1.9%에 해당한다. 집에 학생이 2명인데 컴퓨터는 1대만 있다면 2명 중 1명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가 없다.

또 온라인 수업 수강을 도와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도 문제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데 익숙하고 대학입시를 앞둔 고교생은 알아서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보호자가 없으면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대부분 교사의 생각이다. 장애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들보다 온라인 수업을 듣기가 몇 곱절 더 어렵다.

학교·교사 간 온라인 수업 장비·기술 격차도 문제다. 교사가 개인장비를 활용하려면 학교에 무선인터넷망이 구축돼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학교·교실이 꽤 된다. 온라인 수업 프로그램에 익숙지 못한 교사들의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 역시 문제고, 수행평가로 대체할 경우 또 다른 혼란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4월 9일 고3·중3부터 시작되는 온라인 개학에 맞춰 ‘원격교육지원팀’을 구성하는 등 철저한 대비에 나선다. /김경태·안세훈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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