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갑질 팀장’ 뒤늦게 대기발령

여수시청 신규 공무원들이 배모(50) 팀장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경위서/사진=남도일보 DB
동료직원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고 술자리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여수시 공무원이 대기 발령됐다.

여수시는 사서직 배모(50) 팀장을 지난달 30일자로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2일 밝혔다.

대기발령 시한은 정하지 않았지만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의 감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배 팀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배 팀장은 최근 새로 임용된 공무원 5명 등 동료 직원들에게 “이 새끼가 잘해 주니까 선배를 물로 보네”, “네가 그러고도 공무원이냐”라는 등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배 팀장이 업무 시간 외 술자리를 강요하고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등 상습적으로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배 팀장은 대체휴무를 쓰려는 한 직원에게 ‘업무는 제대로 해놓고 쉬는 거냐, 신입이 무슨 대체 휴무냐’ 는 등의 상습적인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5명 가운데 한 여직원은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월 20일 자로 사직했다.

여수시청 공무원노조는 최근 배 팀장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직장 내 갑질 조사를 해달라고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고충민원에 접수된 배 팀장의 갑질 행태는 ▲지위를 이용한 욕설·폭언 ▲비인격적 언행·인권무시 ▲사적감정 이용한 부당업무배제 ▲공사구분 미비·공개장소 모욕 ▲술자리 강제 참석요구 ▲휴일 업무 지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여수시는 배 팀장에게 징계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서면경고’과 부서 이동 조치만 내려 비난을 샀다.

이번 대기발령은 그동안 가해자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늑장 조치에 나선 셈이다.

기존 입장과 왜 달라졌냐는 질문에 여수시 관계자는 “피해자들과 격리조치를 했는데 그걸 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에 따라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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