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간 양쪽 주차로 교통 정체 심화·혼선 야기

얌체 운전자에 ‘홀짝 주차제’ 유명무실
출·퇴근시간 양쪽 주차로
교통 정체 심화·혼선 야기
단속 카메라 사각지대 곳곳
“도로만 좁아져 되레 불편”
 

21일 낮 12시께 홀짝주차제 지정구간인 광주 남구 백운로 36번지~100번지 일대에서 도로 양쪽면에 주차된 차량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비좁은 도로 상황은 고려도 안하고, 그렇다고 불법 주정차 근절이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 것도 아니고…”

22일 낮 12시께 찾은 광주 남구 백운로 36번지~100번지 일대. 이곳은 불법 주정차 해소와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도로 한쪽면에 주차를 허용하는 ‘홀짝 주차제’가 시행되는 곳이지만 당초 취지가 무색할 만큼 도로 양쪽면에는 수십여대의 주차된 차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있었다. 통행하는 차량은 비좁은 도로를 오가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하는가 하면 주차된 차량을 피하기 위해 속도 줄이기를 반복했다. 반대편에서 차량이 올 경우 통행 차량은 주차된 차량에 바짝 붙여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였다.

상황은 북구 용봉동 모아미래도 아파트에서 현대3차 아파트 입구까지 이어진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홀수날과 짝수날 이틀에 한번씩 주차구역이 바뀌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양쪽면에 주차하며 인근 식당으로 들어갔다. 도로 인근에는 주정차 단속 무인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단속 사각지대를 알고 있는 듯 특정 구역에 불법 주차를 일삼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지역 자치구에서 불법 주정차 해소를 위해 홀짝주차제를 도입, 도로 한쪽 면에 주차를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주차를 금지한 구역에도 불법주정차량들이 증가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홀짝주차제 도로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양모(43)씨는 “홀짝주차제 지정 구간이 대부분 비좁은 왕복 2, 3차선 도로인 탓에 차량 유입이 많은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에는 되레 교통 정체가 심화된다”며 “특히 홀짝주차제 시행을 알리는 홍보물도 부족해 해당 지역이 지정 구간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비좁은 도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정 업무처리라며 홀짝주차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시민 박모(34)씨는 “수백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입구에 홀짝주차제를 시행하니 출·퇴근시간이면 되레 병목현상이 발생한다”며 “넓은 도로를 놔두고 왜 왕복 2차선 도로를 지정했는 지 모르겠다. 차라리 인근 부지에 공영주차장을 증축하는 게 불법주정차 해소에 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임진규 북구청 교통지도과 교통지도팀은 “구내에서 홀짝주차제를 시행하는 곳을 권역별로 나눠 정기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며 “이와 함께 불법 주정차가 이뤄지지 않도록 홀짝제 한쪽 면의 주정차 허용을 알리는 LED 표지판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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