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대학교육 시스템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코로나 확진자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1월 20일이다. 이후 약 4개월이 지난 5월 15일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260명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의 코로나에 대한 감염예방조치는 전 세계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발생 확진자 수가 10명 이내의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금주 중반(13일)부터 고3을 시작으로 대면수업을 시작하려다가 ‘이태원 클럽 사건’으로 다시 개학이 연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18일부터 대면수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지역감염이 우려되어 대면수업 실시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멈춤 그 자체였다.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교육을 비롯하여 경제와 스포츠, 문화, 예술 등 사회의 모든 분야가 정지되었고 코로나 이후에는 대변혁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유치원, 초 중 고 대학의 교육제도가 이번 코로나로 인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본 고에서는 대학교육 시스템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한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코로나는 분명 대학교육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코로나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위협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대학은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앞으로 대학교육 시스템에 어떠한 변화가 올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이제 대학은 비대면 영상강의가 급속히 증가될 것이다. 이전에도 영상강의는 K-Mook와 같은 형태나 학점은행제 등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교수는 개인의 과목에 대해 영상강의 자료를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온라인에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학교를 오지 않더라도 영상강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는 시대로 변화될 것이다.

두 번째는 대학의 학제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영상강의를 통해 은행에 저축을 하듯이 자신이 편리한 때에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여 누적시켜 놓은 후, 요구되는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대학과 대학원 졸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2년제, 3년제, 4년제 학제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본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필요한 학점을 취득하여 학위취득에 요구되는 학점을 이수 후, 최종 학점 이수 대학에서 학사나 석사, 혹은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할 것이다.

세 번째는 대학의 재정은 영상강의 제작에 따른 지원이 확대될 것이다. 이제 대학의 교육은 교과목의 특성에 따라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으로 크게 나누어질 것이다. 실습과목과 반드시 대면수업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목이 분명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목들을 제외하면 점차 비대면 수업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기에 대학들은 영상강의 제작을 위한 프로그램과 플랫폼, 서버 구축에 재정적 지원이 확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은 건물의 의미가 약화될 것이다. 비대면 수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은 학교 건물을 찾을 필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입학식이나 축제, 체육대회 등의 행사도 축소되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습과목이나 대면수업이 필요한 과목들은 현행대로 진행되나 비중이 점차 낮아질 것이고, 비대면 수업일 경우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영상강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대학 건물보다는 영상강의 제작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공간만 확보되면 될 것이다. 건물이 없이 영상강의만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는 원래 바이러스와 전혀 다르게 변하는 변종(RNA)바이러스이다. 언제 다시 신종 바이러스가 이번 코로나처럼 전 세계를 멈추게 할 지 모른다. 역사가 토인비는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다. 코로나의 도전에 적절한 응전을 하지 못하는 대학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고, 코로나의 도전에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잘 구축한 대학은 응전에 성공할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대학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교육부와 대학은 신속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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