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은 美민주 의원들…의사당서 ‘8분46초’
민주당 경찰개혁 회견 앞두고 ‘침묵의 무릎꿇기’
차별반대 상징된 ‘무릎꿇기’…흑인사망 시위서 퍼져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전례없는 광경이 연출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전 야당인 민주당 소속 지도부와 의원들이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끓은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경찰개혁 방안 발표 기자회견 직전 ‘침묵의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가진 것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20여명이 동참했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도 목에 둘렀다.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상징으로 여겨지는 행동이다.
‘8분 46초’는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시간이다.
펠로시 의장은 거의 9분의 시간이 흐른 후 보좌진 도움을 받아 일어선 후 “경찰 무릎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주에 무릎을 꿇진 않았지만 8분 46초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슈머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며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2016년 8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처음 시작한 이래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이번 사위 과정에서도 시위대는 물론이고 경찰까지 무릎꿇기에 동참하는 사례까지 생기며 이 행위는 인종차별 반대는 물론 평화시위의 상징으로도 자리잡은 모습이다.
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5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해 무릎을 꿇다. 미국 이외 국가의 시위에서도 종종 무릎꿇기 행위가 이뤄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진 퍼포먼스가 됐다./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