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분교 전교생 2명, 마을과 학교를 잇다

승우·승재 형제, 나눔 프로젝트

직접 키운 닭서 얻은 유정란 나눔

무료 나눔 달걀을 들어보이며 미소 짓는 전남 신안 흑산초 장도분교 이승우, 승재 형제. /전남도교육청 제공
“승우와 승재가 싱싱한 달걀을 마을주민 분들께 무료로 나눠드려요.”

전교생 2명인 섬마을 학교 아이들이 직접 닭을 키워 얻은 달걀을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특별한 나눔 프로그램을 펼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3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교생이 2명 뿐인 전남 신안의 외딴 섬 흑산초등학교 장도분교 형 이승우(5학년)군과 동생 이승재(1학년)군이 전날부터 마을주민들에게 유정란을 무료로 나눠주는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얼마 전 학급회의를 열어 유정란 나눔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부화기와 닭장을 직접 만들었고, 유정란을 부화해 병아리 4마리를 얻었다. 길고양이에게 갓 태어난 병아리를 잃는 아픔도 겪었지만, 정성을 다해 어미닭으로 키운 결과 달걀(유정란)을 또 얻었다. 이후에도 달걀 부화기를 계속 가동해 병아리 세 마리를 더 얻어 현재 어미닭 두 마리와 병아리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다시 학급회의를 열고 애써 얻은 유정란을 마을주민들과 나누기로 했다. 거기에는 항상 도움만 받는 어린 학생에서 마을에 도움이 되는 존재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나눔 첫날인 이날 아이들은 달걀을 장도습지 홍보관 앞에 비치해두고, 마을 주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싱싱한 공짜 달걀 나눠드려요. 항상 받기만 해서 죄송했어요. 이번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고 적힌 안내문도 내걸었다.

특히 달걀 19개 중 16개가 이날 주민들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승우군은 “마을 어른들이 달걀을 많이 가져가 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달걀을 더 많이 나눠드리고 싶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한 장도 마을 김창식 이장은 “작은 것도 나누려는 학생들의 마음이 참 예쁘다”고 이들을 응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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