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무슨 날벼락인지…”
<집단감염 금양오피스텔·해피뷰병원>
폐쇄된 사무실 다단계·도박장 ‘의심’
호실 다닥다닥 붙어있고 환기시설 없어
출입통제 병원, 추가 확진에 긴장 고조
인근 상인들 “확진자들 동선 몰라 걱정”

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모임을 가졌던 곳으로 알려진 광주 동구 금양오피스텔 10층 한 사무실 앞에 ‘시설 폐쇄’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니, 이게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지 모르겠어요.”

1일 오전 광주광역시에서 하루 사이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구 금양오피스텔 일대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이 오피스텔에서 지역 37번과 43번 확진자 등 6명의 방문자가 머물렀고, 9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날 금양오피스텔 내부로 들어서자 쾌쾌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소독약 냄새가 진동했다. 오피스텔 한개층에 적게는 4개부터 많게는 7개 호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복도식 구조였지만 환기를 할 수 있는 창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확진자들이 드나들었던 곳으로 알려진 10층 한 사무실에 도착하자 입구에는 ‘시설 폐쇄’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이 오피스텔에 3년째 입주했다는 김모(43)씨는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50~60대로 추정되는 여성과 남성 4~6명이 해당 사무실을 왕래해 왔다”며 “입주자들 사이에선 해당 사무실이 낮에는 다단계 사무실로, 밤에는 화투방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해당 사무실 앞에만 CCTV가 설치됐는데 화투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입주민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서 집단 감염 근원지가 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같은날 오후 지역 45번 확진자가 입원한 북구 해피뷰병원 일대도 급격히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자들로 초긴장 상태였다. 병원 출입문에는 ‘출입문 폐쇄’라는 안내문과 함께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방문객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고, 응급실 쪽 출입문은 병원 관계자가 신분 확인을 거쳐 최소 인원의 출입을 허용했다. 해당 병원의 출입 통제 소식을 알지 못한 채 방문한 환자들은 병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발걸음을 돌리는가 하면 약 처방이 급한 환자들은 내부에 격리된 담당의와 전화 통화로 원격 진료를 보고 처방전을 받아갔다.

잇따라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금양오피스텔과 해피뷰병원에 인접한 상점 업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해피뷰병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67·여)씨는 “최근에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혹여나 확진자나 접촉자가 우리 가게를 이용했을까 불안하다”면서 “최근엔 감염 경로도 모르는 환자도 많고, 아직 확진자들 이동 경로도 몰라 상인들은 죽을 맛이다”고 토로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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