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질문하자. 코로나 이후를.

김용표(전 백제고등학교 교장)

카카오의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김범수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건 A가 발생했는데 한발 앞서 사건 B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것 바로 이것이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 하나를 가질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길게도 필요 없어요. 딱 6개월만 앞서서 어떤 사안을 다르게 보고 질문을 던지면 웬만한 건 다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이렇게 남다르니 불과 몇 년 사이에 카카오를 이렇게 거대 기업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요즘 잘 나가는 IT기업에 관심을 갖자고 위의 인터뷰를 인용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 왔을 때 달라진 세상을 미리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6-7개월 동안 우리들의 삶을 너무나 많이 흔들고 있고 또한 앞으로의 삶을 정말로 많이 바꿀 것이라고 모두들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에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중국 칸시노 등 3곳이 일제히 긍정적인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아무리 코로나가 무섭고 고약하여도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인류는 다시 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다. 아무리 부정적인 것 같아도 세상은 늘 조금씩 좋아져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늘 종말처럼 보였지만 세상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지 않았던가. 그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본질이다.

이제 이 시점에서 우리는 김범수 대표처럼 스스로에게 미리!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모든 영역에서, 모든 세대에서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 순간 우리는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 셈이니까. 그러니 질문해 보자.

어떤 방식의 생활스타일이 가장 안전한 것인가?

어떻게 해야 안전과 경제적 번영을 함께 계속 누릴 것인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미래를 준비시킬 것인가?

안전과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증오와 반목을 줄일 방법은 없는가?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사회의 안전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종교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은 어떻게 병행할 것인가?

재난과 질병에 경제적 약자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공정한가?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질문이 있을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진지하게 해결책을 질문하는 순간 우리는 한 걸음 더 진보하는 것이다. 당장에 그 답을 찾지 못할 지라도.

그 답이 추구하는 방향이 ‘올바른 사회’가 될 수도 있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도 있다. 관점의 중요한 차이이다. 하지만 논의와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든 서로 간에 존중과 예의만 갖춘다면 방향이 다르다고 틀린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상호 존중과 예의가 실종되면 논의 자체가 갈등의 새로운 시작이 된다. 그래서 언론과 교육기관과 정치인과 여론의 선도자가 될 모든 사람들은 상호 존중과 예의를 끊임없이 말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해결의 시작이다.

누군가의 비난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이데올로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남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라”고. 모든 일을 사회구조와 기성문화 탓만 하는 이상주의자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네 방부터 정리하라”고. 누군가 물었다. “어려운 일은 어떤 것인가-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쉬운 일은 어떤 것인가-남에게 충고하는 것이다.”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부터 실천할 각오로 차분히 질문해보자. 잠깐만! 이 난리 속에 너무 성급하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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