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화물선 승객 수송, 세월호 참사 벌써 잊었나

전남 신안군 증도와 자은도를 오가며 승객을 실어나르는 여객선이 점검에 들어가면서 이를 대신해 화물선이 투입돼 승객을 수송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화물선은 승선인원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탑승객 인적사항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도 발열체크 등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몇년이나 지났다고 벌써 그날의 아픔을 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보도에 따르면 신안군은 증도~자은 뱃길을 운항하는 여객선 ‘슬로시티호’가 검사·수리에 들어가자 지난달 31일부터 해당 노선에 화물선 ‘영진페리호’를 대체 투입해 하루 네차례 운항하고 있다. 문제는 선적안전법상 화물선 탑승 인원은 최대 12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진페리호는 매회 수십대의 차량을 선적하고 승선인원도 정원을 훨씬 초과해 불법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탑승객 인적사항 확인이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발열검사조차 안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선은 여객선에 비해 여러가지로 승객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승선인원의 신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운항하고 있다니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승선인원의 신상파악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항하다 자칫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구조작업과 사후 수습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보도가 나가자 신안군에서 영진페리호 운항을 중단하도록 조치하고 해양경찰에서도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 다시는 불법 운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이 차시에 전남도내 선박운항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화물선의 불법 운항이 비단 증도~자은 뱃길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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