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함께 뛰는 기분 입니다”
광주축구전용구장 첫 관중 입장
찜통 더위에도 발길 이어져
육성 응원 못해 박수로 대체
그라운드와 가까워진 관중석에
현장감 느낄 수 있어 팬들 환영
 

광주 FC가 지난 16일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에서 강원 FC과 2-2로 비겼다. 이날 축구전용구장 첫 유관중 경기가 치러져 850명의 관중이 모였다. /광주 FC
17일 기준 K리그1 순위표.

“경기장이 가까우니깐 마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뛰는 것 같았어요.”

지난 16일 광주 축구전용구장을 찾은 관람객 박진수(28)씨는 “기존의 경기장과는 다르게 가까워 현장감이 느껴져 좋다. 앞으로 자주 축구전용구장을 방문할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광주는 이날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에서 강원 FC과 2-2로 비겼다. 축구전용구장 개장 이래 첫 유관중으로 치뤄진 날인 만큼 85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함께 광주를 응원했지만, 아쉽게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강원전은 광주의 시즌 첫 유관중 경기였다. 프로축구의 관중 입장 전환은 지난 1일부터 이뤄졌지만, 당시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때문에 광주시를 연고지로 둔 광주 FC는 안전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일관했고, 마침내 이날 관중들이 경기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입구에서 부터 질서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발열 체크와 QR코드 인증 등의 절차를 거치는 탓에 시간이 소요돼 긴 줄이 형성됐다. 30도가 넘는 찜통 더위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날씨였지만 팬들은 앞사람과 최소 1m의 간격을 두고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더운 날씨와 긴 기다림에 짜증이 날법도 했지만 줄을 선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주장 여름의 이름이 새겨진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31)씨는 “집에서 항상 경기를 지켜보다가 이번에 유관중 소식을 듣고 바로 티켓을 예매했다. 날씨가 덥지만 선수단을 볼 수 있다면 참을 수 있다”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응원하는 맛에 경기장에 오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그러질 못한다. 대신 열심히 박수 치면서 응원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도 팬들의 시민의식은 돋보였다. 광주는 연맹이 제시한 방역 수칙에 따라 3자리씩 거리두기, 응원가를 부르지 않기 등 규칙을 마련했다. 이에 광주 팬들은 지침에 따라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취식행위는 일절 없었으며, 목소리 대신 박수로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엄원상이 동점골을 넣었을 때와 윌리안이 역전골을 터트렸을때는 더 힘찬 박수 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윤재민(27)씨는 “경기장 인근에 거주하는데 평소 산책을 나올때 마다 경기장이 완공 됐는지 궁금했었다. 이렇게 개장한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라며 “특히 예매한 좌석이 코치석 뒤쪽이었는데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내용까지 들을 수 있어 현장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광주 경기가 있으면 계속 직관하러 경기장에 올 것이다”고 웃음 지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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