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여수시 청사 이번엔 하나로 되나
시 392억 들여 본 청사 별관 증축 추진
정치권, 여문지구 활성화 위해 반대 목소리
 

무선산에서 바라본 여수시 전경/여수시 제공

여수시가 청사 별관 증축을 추진하면서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27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8곳으로 분산된 공공청사를 한 곳으로 모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청사 본관 뒤편 주차장 부지에 별관을 신축하는 것으로 사업비 392억여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천200㎡ 규모의 별관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여수시 본청사는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麗)통합으로 여수시가 되면서 학동에 있는 1청사에 자리 잡았다.

행정구역은 통합됐지만 청사는 여서동에 있는 제2청사와 문수동 제3청사로 분산돼 업무를 보고 있다.

체육지원과와 산림과, 공원과 등 일부 부서는 진남경기장과 망마경기장 등에 흩어져 있어 공무원과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여수교육지원청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쓰고 있는 문수청사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시청사 통합론이 제기됐다.

별관 증축에 대한 시민 여론도 우호적이다.

여수시가 지난 4월 선거여론조사 등록기관인 코리아정보리서치를 통해 여수시민 1천3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시 청사를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2018년 3월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실시한 ‘3여 통합 20주년 기념 시민의견조사’에서도 통합청사 건립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0.5%로 반대 28.5%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같은 여론에 여수시는 오는 9월 시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의결, 건축설계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실시설계용역, 계약심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2년 2월 착공, 2023년 6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사업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 여론과 달리 ‘여서청사 되찾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여수 갑)은 지난 총선에서 여서·문수지구의 활성화를 위해 여수시 2청사를 복원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한바 있다.

일부 시의원들도 여서동에 있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사를 매입해 2청사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통합청사는 상권 소멸과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일”이라며 “여서·문수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별관 신축에 부정적이다.

지난 1998년 3여 통합 당시부터 시청사를 한 곳으로 묶으려는 움직임은 22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지역대결구도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에도 정치권에서 별관 증축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또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우려에 대해 여수시는 여문지구에 2023년까지 600억여원을 들여 활력 있는 젊은 도시 기반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현 문수청사에 전남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청년 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고, 테크니션스쿨, 행복교육지원센터도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여문공원에는 물, 숲속 테마놀이 시설과 산책로를 만들고 환경도서관 1층을 어린이 전문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가족 중심 교육‧여가‧휴식의 중심으로 탈바꿈한다.

여서동 시의회청사 테니스장 3천780㎡ 부지에는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를 신축해 중부보건지소를 이전하고, 중부민원출장소와 차량등록사업소는 그대로 존치시켜 2청사의 기능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문수동 주민자치센터도 신축키로 했다.

여수시 공무원노조도 최근 성명을 통해 “여수시가 추진하는 별관 증축이 일부 반대세력에 의해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현실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수시장은 시청 별관 증축을 조속히 추진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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