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특별기획-18살 청소년의 힘겨운 홀로서기
⑥시설종사자 역량강화
다방면 전문성 갖춰 보호아동의 현실적 자립 도와야
교육기회 마련 욕구 충족 위해
역량강화 ‘숨·쉼·섬’ 진행
진로상담·포트폴리오 작성 등
단계별 자립준비·해결방안 탐색

지난 10일과11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2층 강당에선 ‘광주형 사각지대 없는 아동 자립 프로젝트’ 일환으로 자립지원전담요원을 대상으로 한 ‘자립 지지체계 역량강화 ‘숨, 쉼, 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보건복지부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통계에 따르면 매년 2천500여명의 청소년이 아동양육시설 등 보호체계 울타리에서 내몰려 자립을 시도한다. 하지만 보호대상 아동 4명 중 1명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 왜 보호아동의 자립은 힘든 것일까. 우선 자립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만 18세라는 또래보다 이른나이에 사회로 나갈 수 밖에 없기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호아동의 자립에 대한 동기부여 및 인지 부족 ▲다양한 선택과 경험 및 기회제공 부족 ▲자아존중감 및 사회적지지 향상 지원 부족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호 아동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보호아동에게 안내자 역할을 하는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전문적인 지식과 현실적인 해결방안 제시가 뒷받침돼야 한다. 즉, 심도 있게 자립을 도와 줄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한 것이다.

지난 10일과11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2층 강당에선 ‘광주형 사각지대 없는 아동 자립 프로젝트’ 일환으로 자립지원전담요원을 대상으로 한 ‘자립 지지체계 역량강화 ‘숨, 쉼, 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자립지원전담요원은 보호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자립준비와 보호종료아동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한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아동양육시설 한 곳당 1명뿐인 자립지원전담요원이 수십명의 보호아동을 챙기면서 아동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실제 이들 인력보충과 아동 자립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욕구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광주아동옹호센터는 보호아동의 자립을 돕기 위한 ‘광주형 사각지대 없는 아동자립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립지원전담요원을 대상으로 한 자립 ‘지지체계 역량강화 ‘숨, 쉼, 섬, 프로그램’이 진행했다.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전담지원요원은 아동의 적성과 비전, 가치관을 탐색·분석해 진로 및 진학,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성 등 구체적인 단계별 자립준비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한 아동 권리 및 의무이행자 권리 교육도 함께 진행돼 현장에서 뛰는 자립지원전담요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립지원전담요원들을 통해 ‘지지체계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오숙희 광주아동옹호센터 소장

오숙희 광주아동옹호센터 소장

“보호기간 내 다차원적 지원 마련돼야”

보호아동 시설 종사자 및 자립전담요원은 보호대상 아동의 자립에 있어 버팀목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보호아동의 자립을 위해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많아 아쉽다’ ‘진로지도의 방향성 등 실질적인 내용을 배울 기회 필요’ 등 현실성 있는 자립 준비에 있어 아쉬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현행 아동복지법 제38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대상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 이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만 18세 이상 보호 종료 아동에게 지원하는 자립정착금을 지자체 재정 형편에 따라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나 보호종료아동 일부는 이마저도 지원되지 못하는 상황에도 울타리 역할을 했던 시설과 위탁가정으로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 보호아동 중 일부는 자립전담기관을 통해 퇴소아동 자립시설 입소나 대학 진학을 이유로 보호 기간이 연장되고 있지만 모든 아동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일반가정의 아동보다 이른 나이에 독립적인 성인으로 살아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에 이들 중 상당수가 심리, 사회적 문제와 주거 및 취업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동보호양육시설과 위탁가정에서는 보호기간동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설종사자 또한 아동의 학업에 따른 진로와 취업에 대한 지원 등 보호기간 동안 다차원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함을 호소한다.

보호 아동 및 종료 아동에게 있어 진정한 자립을 꿈꾸기란 너무 힘든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보호기간 동안 아동에게 자립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주체적으로 자립을 설계해 실질적인 자립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이들의 지지체계 안에 있는 종사자의 역량을 전문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교육 기회가 자주 마련돼 보호종료 아동이 진정한 자립을 꿈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조윤하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안내자의 전문 지식 선행돼야”

조윤하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사무국장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은 2012년부터 매년 ‘자립지원전담요원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교육은 보건복지부 아동 자립정책 방향과 신규 사업 관련 지침 교육, 자립 관련 토의·사례 발표, 업무소진 예방을 위한 치유(힐링) 프로그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을 보호 아동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교육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자립지원전담요원들은 이와 더불어 보호 아동의 체계적인 자립 준비를 돕기 위한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기회 마련이 절실하다. 보호 아동 및 보호 종료 아동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선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립지원전담요원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지만 시시때때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여러 위기와 변화 앞에 놓인 보호대상아동의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선 그들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함께 도와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보호아동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고통과 위기가 포착되고 논의되는 순간이 희망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호아동의 꿈이나 스스로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것 조차 쉽지 않다. 특히 보호아동의 경우 대다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정서적 지원인 심리상담을 비롯해 진로 설계·대인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보호 아동의 안정적인 자립을 준비하기 위해선 아동과 자립지원전담요원이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사회의 선배인 자립지원전담요원부터 전문적인 지식 등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윤경현 광주가정위탁지원센터

“자립지원전담요원도 교육이 필요”

윤경현 광주가정위탁지원센터

통상적으로 아동 자립이란 ‘가정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기충족적이고 상호 협력적으로 심리적·사회적·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보호아동은 부모의 보호 아래 성장하는 일반 아동보다 사회 적응 준비나 기술 습득 과정에서 충분한 관심과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보호아동 양육시설에선 보호아동이 사회에 나아가기 전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자립 교육을 통해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양육시설 등에선 진로 탐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진로 교육을 비롯해 집 구하기·은행 계좌 개설 등 자립 후 실생활에서 요구하는 다양한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자립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바리스타 등 진로 또는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보호대상아동이 진로 또는 취업을 선택하기 전 진로설계를 돕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처럼 자립지원전담요원 역시 보호아동의 자립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전담요원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전무하다. 이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고충이다. 진로문제에 대해 어떻게 조언해야 하는지,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해서다.

이번 교육을 통해 느낀 점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처럼, 보호아동의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선 자립지원전담요원뿐 아니라 여러 지지체계(학교 진로 상담 교사 및 진로 전문가)등과 함께 소통·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호아동의 적성과 진로를 찾을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역할이자 사명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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