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용지 부족하다며…땅 장사하나

금호·휴켐스·바스프·동서발전 등 노는 땅 99만 ㎡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 부도덕한 행태 지적

휴켐스 여수공장 전경/장봉현 기자
정부와 여수시가 여수국가산단의 부족한 용지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며 녹지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용지를 공장증설 등의 인허가만 받아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때문에 다른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땅장사로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22일 열린 제204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10분 발언을 통해 “여수산단의 용지 부족 문제는 기업들의 신증설은 물론 신규투자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걸림돌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역 최대의 경제 현안”이라며 “기업들은 포화상태로, 현재로선 녹지공간을 해제해 용지를 늘려달라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하지만 녹지를 해제하게 된다면 또 다른 대체녹지를 조성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일부 기업들이 보유한 장기 미사용 산업용지를 환원해 꼭 필요한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행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이 이날 공개한 여수산단 기업들의 유휴부지 현황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미쓰이 물류기지 구축 명목으로 32만3천여㎡을 확보하고 있다.

태광실업그룹 계열사인 휴켐스는 요소수 공장 준공으로 11만5천여㎡을 보유하고 있는데 산집법(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기준으로 약 3%만 활용하고 나머지는 놀리고 있는 실정이다.

바스프는 19만8천여㎡의 유휴 부지를 갖고 있다.

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은 13만2천여㎡의 용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존 화력발전소 회처리장 부지 33만㎡과는 별도로 파악됐다.

송 의원은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인허가만 받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지가 이처럼 많은데도 여수산단 내 가용부지가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호석유화학과 휴켐스 등의 기업들은 대규모 용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활용을 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정작 용지가 필요한 다른 기업들은 땅 부족으로 공장 신.증설 등의 투자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하진 의원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총 8개사로부터 23만4천여평의 산업용지가 당장 필요한 것으로 확인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며 “사용하지 않은 산업용지를 남 주기는 아깝고, 마치 장롱에 쟁여놓는 듯한 일부 부도덕한 기업들의 행태가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송 의원은 “올해 연말 폐지가 확정된 호남화력 발전소 부지 4만여평과 회처리장 부지 10만여평을 여수산단 신규투자 용지로 환원할 것을 촉구한다”며 “여수시는 호남화력 폐 부지를 비롯한 산단 일부 기업들의 놀리는 땅을 환수해 용지가 절실한 기업들에게 제공해 신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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