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이동 없는 추석…온라인 성묘·영상 안부인사

민족대이동 없는 추석…온라인 성묘·영상 안부인사
<코로나19 여파 달라진 명절 신풍속도>
지역 곳곳 고향방문 자제 당부 나서
친지 방문 없이 집콕 ‘혼추족’ 늘듯
성묘도 미리…온라인 참배하는 곳도
여행 늘면서 코로나19 유입 우려도

‘우리가 보고 싶으면 집에 있어브러라!’정부가 추석 연휴부터 한글날을 포함한 연휴 기간이 하반기 코로나19 방역에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광주송정역 앞에 광산구청이 내건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민족 대명절인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여 송편과 음식을 만들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대규모 이동과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비대면으로 안부를 묻거나 참배하는 ‘추석 新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혼자 집에서 추석을 보내거나 성묘와 참배, 벌초를 대행하는 등 코로나로 달라진 추석 풍경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현수막·영상편지로 ‘고향 방문 자제’ 호소
고향 방문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광주·전남 곳곳에서는 과거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 대신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전남 보성군에는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 와도 된당께~’라는 내용이 걸렸다. 또 전남 완도에서는 ‘아들, 며늘아∼ 이번 추석 차례는 우리가 알아서 지내마. 내려올 생각 말고 영상 통화로 만나자’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전남도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영상편지를 통해 타지에 있는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 고향소식과 안부를 전하며 ‘추석 명절 고향방문 자제’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영상편지에는 안부와 함께 추석 명절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미리 성묘 왔습니다”추석을 앞두고 광주시립공원묘지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미리 성묘를 하며 조상들의 음덕을 기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성묘는 미리, 온라인 참배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성묘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묘지 시설이 추석연휴기간 문을 닫으면서 성묘객들은 이른 성묘에 나섰다. 북적이는 벌초철을 피해 뒤늦게 산소를 다듬는 사람들도 늘었다.

실내 봉안시설은 사전예약을 신청한 경우에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추모 시간이 제한된다. 또 제수 음식 반입과 실내 음식물 섭취도 엄격히 금지된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통한 비대면 추모도 증가하고 있다. 절차보다는 마음과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가족 또는 친지들과 온라인 추모관을 꾸려 유튜브나 SNS를 통해 공유한다. 성묘와 참배, 벌초 대행에 이어 차례상을 대신 차려주는 서비스도 생겼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대신 만들고 포장해서 배송까지 이뤄진다.

보성군에서는 온라인 합동 차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고흥군에서는 조상 묘소 벌초를 못 하는 출향 향우들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벌초대행업체 안내서비스를 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혼추족’·‘홈추족’ 마케팅 열풍
코로나19로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 집에서 추석을 보내는 ‘홈추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관련 없계에서는 이들을 공략하는 상품과 서비스로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직접 조립하거나 만드는 DIY 키트,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나 장난감 판매가 높아지면서 할인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집콕족들을 위한 ‘집콕힐링 5종 세트’,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펫팸족들을 겨냥해 반려동물 취미용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기획전 등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추석 연휴 영업을 하지 않았던 편의점과 대형마트, 택배업체들 역시 올해는 쉬지 않고 영업하는 곳이 많다. 추석 당일을 제외하곤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추석 선물도 드라이브 스루 광주광역시 남구청 지하 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물 꾸러미 전달식이 열린 가운데 김병내 남구청장과 남구청 공직자들이 관내 다문화가족들에게 추석 선물 꾸러미를 나눠주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추캉스(추석+바캉스)’ 여전.

정부가 명절 귀성 자제를 요청했지만 가족을 만나러 가는 대신 제주도나 유명관광지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의 추석 연휴 이동 자제 요청에도 제주에는 귀성객과 관광객 등 3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광주·전남 관광지와 주변 숙박시설 역시 벌써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유명 숙박업소는 객실 310개 가운데 280개 객실 예약이 이미 완료됐다. 인근 숙박업소들도 예약률이 95%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제주 전역에 방역 특별 행정 조치를 시행하고,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4일까지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으로 제주에 도착한 방문객은 체류 기간 반드시 마스크 착용토록 했다. 또 제주공항 도착 즉시 발열 검사를 받고 37.5℃가 넘을 경우 발열 증상자로 분류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