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 - ‘자외선’과 거리두기

김종석 기상청장
김종석(기상청장)

요즘 우리 주변에는 미술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다.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유명한 마르크 샤갈의 그림 중 1913년 작인 <창문을 통해 본 파리>는 다채로운 빛으로 물든 에펠탑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그림으로 기억에 남는다. 태양에서 매 순간 쏟아지는 빛이 마르크 샤갈의 그림처럼 일곱 색깔의 고운 색만 뽐내며, 우리에게 다가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햇빛 속 강한 자외선은 마냥 우리에게 이로움만을 주지는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이자, 의무가 되어버린 요즘처럼 햇빛의 자외선과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햇빛은 지구상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하고도 소중한 에너지원이다. 햇빛은 인체의 생체시계를 조화롭게 유지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일광욕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물질이 생성되어, 식욕, 수면, 기억, 학습능력이 좋아지며, 각종 스트레스를 잘 견딜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나,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햇빛의 자외선은 마냥 가까이할 수만은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낮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피부 화상은 물론, 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뉘고, 이중 자외선이 피부에 여러 반응을 유발하는 광선이다. 자외선은 살균 작용과 인체가 비타민 D를 생성하게 하는 기능도 있지만, 피부 노화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피부가 손상되어 붉게 변하는 홍반을 일으키며, 이것이 장기간 반복되면 피부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자외선을 쪼였을 때 잘 타지 않으면서 일광화상을 많이 입는 사람과 동양인보다는 하얀 피부색을 가진 서양인에게 더 위험하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져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런 부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생활기상지수 중 하나인 ‘자외선 지수’를 하루에 두 번 발표하고 있다. 자외선은 파장의 종류에 따라 자외선A, B, C로 나뉘며,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자외선은 A와 B이다.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떴을 때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을 지수로 환산하여 위험도에 따라 보통부터 위험까지 5단계로 예보하고 있으며, ‘자외선 지수’가 보통 수준일 때도 2~3시간 동안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 화상을 입을 수 있어, 모자나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맑은 날에만 자외선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구름이 조금 낀 날과 맑은 날의 자외선량은 거의 비슷하고, 구름이 많이 낀 날도 자외선은 항상 존재한다, 또, 자외선은 주로 여름에 강하지만 4월과 9월, 봄, 가을에도 ‘높음’ 단계의 자외선이 자주 나타난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 여름처럼 햇살이 뜨겁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어도 안 되는 거리두기. 햇빛의 자외선과도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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