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의 집중호우로 경남 김해 등 장기 침수지역과 이번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전국의
피해 현장은 말할 수 없이 참담하다.
태풍 루사는 200명이 넘는 인명과 3조여원의 사상 최대의 재산 피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수 만명이
집과 일터를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으며 특히, 농민들은 농토가 유실되고 수확을 앞둔 농작물의
피해가 극심해 복구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피해 복구를 위해 군장병과 공무원을 비롯한 많은 인원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정부와 자치단체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특별재해지역 선정, 추경예산 편성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
에서도 은행별로 긴급 복구자금 저리지원, 대출금 연체이자 면제, 기존대출금 이자감면, 건물 신·개축자금지원, 주택복구자금지원 등 긴급 지원책을 내놓고 보험사들도 보험료와 대출원리금 상환유예, 사고보험료 신속지원 등 특별지원책을 시행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금융권의 수해지원책들이 수재민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이용실적도 적은 ‘보여주기’식 금융지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시행 초기이고 수재민들이 갑자기 몰아 닥친 상황에 금융지원 신청을 생각지도 못한 이유도 있지만 정부의 복구대책에 대한 기대, 정책 대출보다 높은 이자율, 피해 사실확인 등 복잡한 절차가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한편, 은행 입장에서는 정책자금 수준의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재해를 극복하는데 있어 금융지원은 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갑자기 다가온 재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추경 예산편성 등으로 수재민들을 최대한 돕고, 지난날의 위기 극복때처럼 전국민이 하나로 뭉쳐 정성을 모아 수재민들의 삶의 의욕을 되살려야 한다.
은행권에서도 올 상반기 중 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 고객과 아픔을 같이 한다는 차원에서 최대의 피해를 입은 올해 만큼은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아 수재민들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농협에서는 피해농가가 복구자금을 조합에 신청할 경우 가능한 한 무입보 신용대출 등으로
신청 당일 최우선 지원하되 금리도 조합에서 결정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농민들에게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김재철·농협전남지역본부 검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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