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아동친화도시, 장흥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정종순(장흥군수)

정종순 장흥군수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은 학업성취도 면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으로 분류되지만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에 속해 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공부하고 있지만 그 과정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최근에야 이러한 역설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물질적·학업적 영역에 치중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답을 구해야 할 때가 왔다.

아이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서 시작돼야 한다.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필요를 한정하고 적절한 수준의 땜질식 처방을 내놓는 것으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역 사회와 지자체는 아동·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바로 알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한다. 아동·청소년이 단순히 보호의 대상을 넘어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흥군은 최근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전국 군 단위 지역으로는 5번째, 전라남도 군 단위 지자체로는 최초다. 2018년 여성친화도시 재지정에 이어, 2020년 아동친화도시의 지위까지 확보하면서 가족 친화적인 지역 분위기를 쌓아가고 있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로 유엔아동권리 협약의 기본 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을 말한다. 장흥군이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확보하게 된 것은 아동의 권리 향상과 주민 인식 개선을 꾸준히 실천해온 결과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고, 긴 호흡으로 관련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해 성과를 낸 것이다.

아동의 의견을 듣고 미래 사회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지역 환경 조성에도 공을 들였다. 어린이 의회 운영, 아동 건의함 설치, 아동권리교육, 아동친화도시 조례 제정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노력해온 것이다.‘아동이 행복한 세상, 장흥이 꿈꾸는 미래’란 비전도 세웠다. 이를 위해 아동·청소년이 ‘즐기는 장흥’, ‘건강한 장흥’, ‘존중받는 장흥’이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먼저는 아동·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놀이와 여가를 위한 문화공간부터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가정환경, 보건, 사회서비스 등의 생활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장기계획에는 아동·청소년의 안전, 교육환경 개선 등이 포함된다.

아동친화도시는 최근 장흥군이 군민 생활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시한 ‘4(four)시티 장흥’의 한 축이다. 장흥군이 아동·청소년을 미래의 주역으로만 인정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일원으로 자리를 내주는 성숙한 사회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더 이상 먼 미래로 미뤄서는 안 된다. 아동친화도시 정남진 장흥이 아동·청소년의 행복한 오늘과 내일을 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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