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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채 남도일보 주필의 ‘무등을 바라보며’-마스크를 벗는 그날을 빨리 맞이하길 기원합니다

윤종채 남도일보 주필의 ‘무등을 바라보며’

마스크를 벗는 그날을 빨리 맞이하길 기원합니다

윤종채 주필 이미지
 

윤종채(남도일보 주필)

세밑입니다. 하루 남은 달력을 보니‘세월이 유수와 같다’라는 말을 또 실감하게 됩니다. ‘나날이 새롭게 다달이 번성하자’는 일신월성(日新月盛)을 마음에 품고 2020년을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희비가 교차하는 가운데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고통의 시간과 힘든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단 한 가지의 감염병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숨졌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사업과 장사가 되지 않아 수십 년 해왔던 생업을 접은 사람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들, 학교를 가지 못하는 학생들, 우리 모두에게 올 한 해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너무나 낯설기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해마다 세모가 되면 한해를 결산하는 의미에서 대학교수 단체가 발행하는 주간지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를 골랐습니다. 올해 유난히 심해진 정치권의 내로남불을 함축하는 한자 사자성어를 찾지 못해 새로 말을 만들어 뽑았다고 합니다. 아시타비라는 신조어를 만든 정태연 중앙대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인 싸움만 무성했던 한 해”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틀렸다”를 비튼 것이니 내로남불을 아시타비로 바꾼 게 이해는 됩니다.

올해의 사자성어에 신조어가 선정된 것은 2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첫해인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으로 시작해 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 08년 호질기의(護疾忌醫) 09년 방기곡경(旁岐曲逕) 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 18년 임중도원(任重道遠) 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 20년 아시타비까지 온통 부정적인 표현 일색입니다. 아마도 교수들이 뽑다보니 유식함과 사회적 의식을 과시할려고 비판적인 내용의 어려운 사자성어를 선정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약 범부인 필자에게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택하라고 했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을 골랐을 것입니다. 지구촌 전체가 공포에 휩싸여 개인과 공동체의 모든 일상이 무너진 코로나19 사태와 집값 폭등,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의 초강경 충돌 등 전례 없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혼돈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2020년이 지나갑니다. 좋았던 일, 나빴던 일, 즐겁고 힘들었던 일, 이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2021년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2021년 또한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고 하지 않던가요, 아무리 긴 터널도 반드시 그 끝은 있게 마련입니다. 어두운 기억은 2020년 기억 저편으로 넘기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2021년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새벽을 여는 늘 깨어있는 참다운 지방신문’ 남도일보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애독자와 광주시민·전남도민 여러분,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언론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특별히 더욱 건강하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바라는 마스크를 벗고 편안한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그날을 빨리 맞이하길 기원합니다. 그때까지 우리 함께 힘냅시다. 아듀 2020 경자년! 웰컴 2021 신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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