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이상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일부 중소기업 “발등에 불”

새해 내수 부진 험로 예고

새해에도 중소기업들의 시름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50인~299인 중소기업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해야 되는데 일부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광주와 전남 등 중소기업들의 경기 전망 마저 어두운 실정이다.

광주에서 건설업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주52시간제는 “가혹한 처사”다고 토로했다. A씨는 “주52시간 정책은 찬성하지만, 산업별 특성상 고려해 시행 되거야 하며 특히 건설업은 야외작업이나 집중 근무하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또한 납기일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은 30%가 더 필요하고, 노동자 근로소득은 줄며 사업주 부담은 늘어나는 정책이다”고 호소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준비 상태를 조사한 결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 중인 218곳 중 83.9%가 도입 준비를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일부 중소기업은 여전히 현장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근무시간의 탄력적 운용을 요구했다. 특히 옥외 작업이 많은 업종은 장마철, 혹서기, 동절기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연간 작업 가능 기간이 6개월 정도에 그친다며 법 준수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뿌리산업과 조선업, 건설업 등 주52시간제 도입이 어려운 일부 업종만이라도 계도기간을 연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52시간제를 위반하면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 감소를 걱정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잔업·특근 수당이 대폭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돼 그나마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유행과 미중 무역 갈등 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새해 시작부터 중소기업 경기 전망 또한 어두운 상황이다.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들이 내년 1월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201개사를 대상 1월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를 조사한 결과 전달(72.2) 대비 2.8p 하락한 69.4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경영애로(복수응답)는 내수부진(74.6%)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건비 상승(47.8%)’, ‘업체 간 과당경쟁(46.3%)’, ‘자금조달 곤란(22.4%)’ 순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제조업의 내년 1월 경기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4로 전달과 같고, 전망 BSI는 3포인트 하락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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