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지킨 군사의 모습은 어땠을까?
국립고궁박물관 3월 1일까지
특별전 ‘조선 왕실 군사의례’
독일 박물관 소장 갑옷·투구
국내 첫 공개…온라인 관람가능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 전시실 전경./문화재청 제공

유물을 통해 조선 왕실의 군례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조선 왕실의 군사적 노력과 군사의례에 대해 소개하는 특별전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를 개최한다.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조선이 문치(文治)와 무치(武治)를 겸비한 나라였음을 보여주며, 군사들의 갑옷과 투구, 무기, 깃발 등을 포함해 176건의 다양한 유물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이와함께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과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시대 갑옷과 투구, 갑주함(갑옷·투구 보관함), 무기 등 40여 점도 국내 첫 공개한다.

조선은 왕실의 다양한 행사를 정리해 길례(吉禮 제사), 흉례(凶禮 장례), 가례(嘉禮 혼례·책봉), 빈례(賓禮 외국사신 접대), 군례(軍禮 군사의례) 등 다섯 가지로 정립했다. 오례(五禮) 중 군례는 국가의 군사적 활동을 의례로 정리한 내용이다. 이는 군대의 최고 통수권이 왕에게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왕실의 권위를 높이는 수단이었다.

독일 라히프치히 그라시 박물관 소장의 ‘갑주의 구성품’ /문화재청 제공

조선 왕실의 군례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1부 ‘조선 국왕의 군사적 노력’과 2부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로 구성됐다.

먼저 1부 ‘조선 국왕의 군사적 노력’에서는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조선을 전기와 후기로 나눠 주요 왕대별 병서와 회화작품, 임진왜란과 진법(陣法)에 관한 영상을 통해 조선이 국가 위기 상황을 군사적으로 극복하려 했던 노력을 보여준다. 각종 무기와 깃발의 배치를 2폭 병풍 8점에 담은 ‘영진총도 병풍’을 비롯해 태종 때 편찬한 조선 최초의 공식 병서로 세종실록에 실린 ‘진도지법’, 조선 전기 군사전략서인 ‘진법’ 등이 전시된다.

2부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에서는 왕을 중심으로 거행한 군례를 소개한다. 국왕이 군사를 동원해 사냥하는 ‘강무의’, 일식 때 무장한 군사를 배치해 해를 구하는 의례인 ‘구일식의’, 나라의 나쁜 기운을 쫓는 ‘계동대나의’, 왕과 신하가 활쏘기로 화합하는 ‘대사의’, 전쟁의 승리를 알리기 위한 ‘선로포의’와 ‘헌괵의’, 국왕의 군사권을 과시하는 ‘대열의’등 군례의 의미와 내용을 유물을 통해 조명한다.

다양한 유물 가운데 가장 화려한 볼거리는 왕이 직접 주관한 진법 훈련이자 최대의 군례인 ‘대열의’이다. 대열의 전시공간에서는 진법 훈련에 필수적인 갑옷과 투구, 무기, 그리고 지휘 신호용 깃발·악기·화약무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독일 라히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된 갑옷과 투구, 갑주함(갑옷과 투구 보관함), 투구 싸개, 갑옷 안에 입는 내의, 보자기 등 일습 유물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보존상태 또한 매우 좋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492호 ‘철종 어진’ /문화재청 제공

또한 갑옷과 투구 공간은 대열의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든 대형 영상 화면을 배경으로, 왕의 시선에서 바라보듯 장수와 병사들이 사열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연출했다.

현존하는 어진(왕의 초상화) 중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있는 제25대 국왕 철종의 전신 초상화를 비롯해 군사를 동원할 때 사용한 징표인 발병부, 계동대나의 때 역귀를 쫓는 방상시 역할을 하는 인물이 쓰는 가면 등도 전시된다.

별도 공간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활쏘기를 체험하고, 군례를 바탕으로 한 영상 감상을 통해 관람객이 더 쉽고 즐겁게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특별전 관람을 위해서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접수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합해 1시간당 11명, 일일 최대 90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단, 단체관람은 불가하다.

영진총도 병풍 /문화재청 제공

국립고궁박물관은 전시실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온라인 전시도 마련했다.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고궁박물관유튜브에서 전시 전경 및 해설 영상을 제공한다. 카카오 갤러리에서도 온라인 전시가 진행된다. 또 29일에는 박물관 누리집에서 특별전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공개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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