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애물단지로 전락한 죽산보 오토캠핑장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 오토캠핑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데다가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영산강 죽산보 해체를 결정, 진퇴양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골칫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나주시는 지난 2016년 죽산보 공원 및 인근 유휴 부지를 활용해 국비 포함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어린이 물놀이터 및 오토캠핑장 41면을 조성, 그해 10월 개장했다. 하지만 원가분석 용역 결과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 직영을 포기하고 민간에게 위탁했다고 한다. 공개경쟁 절차를 통해 모 업체에 2023년 10월 25일까지 3년간 보증금이나 월 임대료 없이 운영을 맡긴 것이다. 시민 혈세가 투입된 오토캠핑장이 나주시에는 전혀 이득 없이, 민간업자가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고 공짜로 영업을 하는 셈이다. 세밀한 경제성 분석을 하지 않고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오토캠핑장을 조성하자 덩달아 추진해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설상가상 ‘존치냐, 해체냐’를 놓고 수 년째 이어진 죽산보가 지난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해체를 결정, ‘죽산보’ 없는 ‘죽산보 오토캠핑장’이 될 위기에 빠졌다. 죽산보 해체 결정에 따라 나주시는 ‘영산강 다야뜰 플라워랜드 조성’ 등 다양한 관광사업을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사실상 오토캠핑장을 살리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오토캠핑장 조성비의 몇배가 되는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가게 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예산낭비가 우려된다.

죽산보가 해체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오토캠핑장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죽산보 오토캠핑장 사업의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은 4대강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산보 오토캠핑장의 명칭 변경도 고려할 만 하다. 나주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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