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규모의 터널에 지하 벙커까지 있어
일제 강점기 비행장 활주로·해군기지 활용
전남 여수의 한 공사현장에서 100m 이상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관로와 땅굴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관로 주변이 일제 강점기 당시 해군기지로 활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련성 여부가 주목된다.
22일 여수시와 ‘역사 공간 벗’ 대표 연구원 주철희 박사에 따르면 최근 신월동의 한 공사장에서 100m 길이 이상의 터널 형태의 콘크리트 지하 구조물이 발견됐다.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이 공사를 하기 위해 굴착작업을 하다가 하수관로 비슷한 구조물을 발견하고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이 구조물 안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장비와 모래주머니 등이 쌓여있었고, 지름 1m 이상의 관로를 따라 40m 정도를 들어가면 사람이 서서 다닐 수 있는 넓은 통로도 나타난다.
오랫동안 일제강점기 등 여수 지역의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주철희 박사는 전날 탐사를 통해 당초 발견된 지하구조물 외에 또 다른 터널도 발견했다.
그러나 발견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여수시가 관리하는 하수관 지도에도 없다. 과거 땅 소유주였던 한화 측도 관로를 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주 박사는 “지하 구조물이 발견된 위치는 일제 강점기 해군 202부대의 항공기지와 일치한다”며 “신월동 해변에는 비행기 활주로가 있었던 만큼 비행기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고나 군수품 창고로 쓰였던 벙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 박사는 지하 구조물의 정확한 정체와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23일 관계 기관과 함께 재탐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장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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