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우리 경제는 불안요인이 많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언급이다.
이는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분위기 조성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미국경제의 침체에 따른 한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의 추락, 일본의 장기불황 등 결코 밝지 못한 세계 경제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다 저금리로 따른 과다 유동성문제에서 비롯한 가계대출의 급증과 이의 부실, 부동산 거품논쟁 등 국내 경제여건 역시 앞날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서민들의 가계 재테크의 방향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 짚어봤다.
◇주식시장=올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세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연초 698포인트에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4월 941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증시가 추락하면서 그리고 이라크 전쟁발발의 기운이 감돌면서 세계증시는 추락했고 우리 주식시장 역시 세계의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결국 연중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다.
지금 현재 주식시장은 두 가지의 견해로 나뉘고 있다. 최악의 경우 600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과 650선 근처에서 지지를 다진 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만약 650선의 지지를 기대한다면 지금은 주식을 사두어야 할 때다. 그러나 주식의 저점과 고점은 쉽게 짐작하기 어려울뿐더러 주식의 저점과 고점을 나름대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방법 역시 위험한 방법이다. 주식의 저점과 고점은 시간이 지난 후 그때가 고점이었고 그때가 저점이었다는 식으로 사후적으로 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속에서의 최선의 투자는 투자를 미루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낙관하는 시각이 적지 않게 존재하기에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무조건 하지 말라는 식의 권고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투자의 시기는 미리서 저점을 설정하지 말고 주식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을 확인한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금=올 국정감사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한목소리를 낸 분야가 있다면 금리문제다.
국정감사에서는 양당 의원들은 금리인상을 요구했고 한국은행 총재 역시 ‘시중에 풀려있는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했다.
만약 실제로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 가능한 한 예금을 단기화하고 금리가 인상된 후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그때 장기예금으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연내 우리나라의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세계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경제 역시 회복국면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금리를 인상했다가는 오히려 장기적 불황에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연내에 국내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고 IMF에서도 우리나라는 추가적 금리인상이 불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이에따라 어려운 미래의 금리전망을 하면서 예금을 하기보다는 현재의 여건하에서 예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발표된 세제개편안이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근로자우대저축과 고수익고위험 비과세신탁이 올해 말까지로 끝나게 된다. 물론 이 개편안은 국회통과까지 다시 수정될 소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 예금에서 가장 큰 고려사항은 세제혜택이다. 금융기관별로 금리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세제혜택 여부는 예금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부동산=서울을 중심으로 일었던 부동산투기는 정부의 부동산안정 종합대책 발표후 조금 진정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부동산투기의 조짐은 일고있지 않지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부동산 투자에 있어 염두에 둬야할 사항은 현재의 우리나라 부동산과열현상이 10년전 일본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일본의 경우 부동산 거품을 마지막으로 장기불황에 접어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부동산가격의 폭락과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었던 금융기관들이 담보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부실화되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역시 현재의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가격 상승은 거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자칫 이제와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막차’를 타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올 하반기 재테크의 자산별 포트폴리오 구성은 은행예금에 중점을 두되 비과세나 세금우대 상품을 우선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금리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가급적 단기예금이 바람직해 보인다. 단기예금중 은행의 3~6개월정도의 CD(양도성예금증서)도 정기예금과 함께 권할만한 상품이다.
주식시장은 현재의 하락세가 멈출때까지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최저점에서 주식을 매입하기 보다는 회복을 확인한 후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시장의 격언중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라는 말이 어느때보다 실감나는 시점이다.

도움말:문호성 광주은행 리스크관리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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