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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84) 이별의 축제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84) 이별의 축제
<제4화>기생 소백주 (84) 이별의 축제
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84 (1)
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입김을 훅! 불어 불을 꺼버린 김선비는 소백주를 끌어안고 따뜻한 비단 이불안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손은 그새 부드러운 젖가슴을 쓰다듬고 있었고 그의 혀는 솜처럼 보드라운 소백주의 살결을 핥고 있었다. 소백주는 김선비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입안에서 뜨거운 불꽃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김선비의 손날이 닿는 그곳마다 환한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듯 소백주는 그의 손길에 깊이 길들여져 있었던 것이다. 김선비의 손길이 은밀한 속치마 안으로 들어가자 소백주는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어흑! 서서 서방님!....... 사랑해요.”

김선비는 소백주의 치마를 훌러덩 벗겨내며 재빨리 그녀의 알몸을 덮치고 들었다. 향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꽃봉오리가 첫 햇살에 꿰어 ‘탁!’ 터트려지는 그 찰나의 순간처럼, 소백주는 김선비의 뜨거운 것이 몸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오자 향기 머금은 붉은 꽃잎을 수줍게 열며 그를 끌어안았다.

“내 그대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오!”

김선비는 소백주의 몸에 자신을 깊숙이 포개며 속삭였다.

“아! 어윽!....... 서 서방님!”

서로의 이별을 위로하는 축제는 그렇게 날이 지새도록 그칠 줄을 몰랐다. 아낌없이 서로를 위하여 서로를 불태우는 사랑의 행위는 서로에게 남아있을 아쉬움을 털어내는 행위인지도 몰랐다. 아낌없이 타올라버린 나무는 재도 남기지 않는 법이었다. 미련이나 아쉬움 따위를 남기지 않았기에 되돌아볼 걸림 따위는 없었다. 처음이 가슴 설레고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것이었다면 그 끝은 반대로 처음의 수천 곱절이나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것이 세상사의 이치였다. ‘사람들아! 지금 좋다고 자만하지마라! 그 끝은 참으로 참혹하리라!’ 인생무상(人生無常)! 그것을 김선비나 소백주는 알고 있었기에 하찮은 것들을 애초에 서로에게 따져 묻지 않았고 또 부러 가는 바람을 붙잡으려 하지도 않는 것이었다. 다만 서로에게 아낌없이 자신을 던지는 행위로써 먼 훗날을 다시 기약하는 것이었으리라!

뜨거운 이별의 축제가 끝난 다음날 아침 소백주가 걸게 차려준 조반을 달게 먹은 김선비는 말을 타고 드디어 고향집을 향해 길을 떠났다. 실로 6년여만의 일이었다. 벼슬을 사러 가서 3년, 소백주와의 3년 도합 6년의 세월 끝에 늙은 어머니와 처자식이 있는 고향으로의 귀향이었다.

그러나 3년 전의 귀향은 그야말로 실패한 자의 처참한 귀향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귀향은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었다. 벼슬 복은 없었어도 여자 복은 있었던지 그 소백주라는 절세미인의 덕으로 노자돈이나마 두둑이 등에 짊어지고 말 등에라도 기대어 가는 귀향길이었다.

“서방님! 부디 잘 가시어 여기 일랑은 절대로 돌아보지 마시고 건강하게 잘 사세요.”

대문 밖까지 따라 나오며 작별의 말을 하며 붙잡았던 소백주의 새하얀 손을 놓으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던 순간도 말이 달려가는 그 속력만큼이나 지금 재빠르게 과거가 되고 있었다. 돌아보면 아름답고 화려했던 지난날도 다가올 앞날 앞에서는 한낱 가을날 떨어지는 쓸쓸한 낙엽과 같은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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