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근무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요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보니 옛날과 같이 은행에 돈을 맡겨놓고 원하는 만큼의 이자를 받기가 쉽지 않게 됐다. 거기에다 주식시장마저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마당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란 더욱 어렵게 된 형편이다.
최근 경제계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국정감사장에서도 국회의원들이 금리인상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고 하고 금리인상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총재 역시 현재 시중에 풀려있는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여느때 같으면 국회의원들과 중앙은행 총재가 이 정도의 언급을 했다면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될 것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외국계 증권회사에서는 우리나라 연내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고 IMF마저도 우리나라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통화정책방향을 긴축적으로 가지고 가겠다는 것이다. 경기가 과열이거나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 있을때 구사되는 정책이 긴축적 통화정책이다.
현재시점에서 금리인상이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부동산 투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의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풀려있는 돈이 은행권에 머무르지 않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식시장마저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해 시중자금은 더욱 부동화되고 있어 시중에 돈은 풍부한데 기업들은 자금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것이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또 세계경제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으며 내년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어 자칫 금리를 인상했다가는 오히려 경기가 후퇴하고 마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렇게 향후 금리방향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을 때 억지로 금리의 방향을 짐작하고 거기에 따라 투자를 한다면 자칫 금리의 방향이 예상과 달라지면서 좋지 않은 선택이 되고 말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래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현재의 상황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 예금을 가급적 단기예금으로 했다가 금리가 올라가면 그때 가서 높은 금리의 장기예금으로 예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설령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예금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릴지는 불투명하다. 또 올린다하더라도 즉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중자금의 흐름과 동향을 살펴본 후 올리게 된다. 또한 만약 금리가 인상이 된다면 지금 현재 예상되는 인상폭은 0.5%포인트정도이다. 예금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0.5%포인트 이상 올리지는 않는다는 결론이다. 1천만원을 1년동안 예금했을 때 많아봐야 5만원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금리동향을 주시하는 것 보다는 세금우대상품과 현재의 자기형편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것을 더 권고하고 싶다.
물론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지만 내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근로자장기저축은 올해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아직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가 있다면 이러한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어려운 금리방향을 짐작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
<송재관·광주은행 수석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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