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역량 지속적으로 키워야”
광주 마을공동체사업 현주소(下)
단기성 사업에 곳곳 운영 차질, 사후관리 등 장기적 계획 필요
연대·협력 성숙한 시민의식 요구, ‘주민자치형’ 모범 사례 주목

지난해 5월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일원에서 진행된 ‘한새봉개굴장’현장. /한새봉 두레 제공

“연대와 협력과 같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탕돼야 합니다.”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3일 마을공동체사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최근 본보의 취재 결과 광주지역 마을공동체활성화사업 상당수가 추진 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행 마을공동체활성화사업은 단기성 성격이 짙고 사업계획 수립시 사후관리에 대한 사항이 의무화 되지 않아, 사업 완료 후 지자체와 참여단체가 서로 관리 책임을 떠넘기는 등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마을공동체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사항인 시민의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며 “진정한 마을공동체 실현을 위해선 주민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적극 참여·협력해 마을커뮤니티를 형성해 장기적으로 단체를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마을공동체사업은 작은 사업들이 대부분으로 씨앗을 뿌리는 마중물 단계여서 모든 사업이 전부 잘 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조직화를 통해 대표성과 영속성을 지닌 주민자치회를 구성, 마을공동체사업의 최종 목표인 주민자치분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이 말하는 ‘주민자치회’는 일부 활동가나 주민의 의해 주도되는 기존 주민단체와는 달리 마을주민 모두가 의결권을 갖는다. 가입 대상도 마을주민 전체이며 마을에 필요한 사항을 자체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대표성을 띄고 조직이 쉽게 와해되지 않는다. 이 같은 주민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광주시에서는 광주 5개 구청에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구축·지원하고 동 단위별로 마을협치 등을 교육하고 있다.

모범사례로 광주 북구 일곡동 주민자치단체인 ‘한새봉두레’는 주민들이 공동목표를 갖고 스스로 공동체를 형성해 마을을 가꿔가고 있다.

한새봉두레는 지난 2008년 마을의 환경 파괴를 야기할 수 있는 도로개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뜻을 모아 구성됐다. 이 단체는 이름처럼 농촌사회의 공동노동체 조직인 두레 형식으로 운영되는데, 마을 주민간 논의를 통해 한해 목표와 사업방향 등을 결정해 진행한다. 특히 마을 생태·환경운동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한새봉두레는 ‘썸’이라는 운영팀을 구성하고 조직 체계화에 나섰다. 또한 시·구에서 하는 공모사업 참여를 배제하고 회비와 운영기금 등을 통한 자체운영에 나섬으로써 주민자치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정수미 한새봉두레 센터장은 “우리 단체의 활동이 마을 발전과 더불어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임하다 보니 주민 참여도가 높고 자연스레 주민자치도 활성화 됐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운영이 안정적이진 않지만 주민자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주민 손으로 한새봉 자연생태학교를 광주 최고의 생태 학습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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