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KIA 선발진 대책 없나
■프로야구 주간전망
개막 이후 13경기째 선발승 ‘無’
원투펀치 브룩스·멩덴 첫승 요원
국내 선수들 부진 등 투수력 실종

지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 다니엘 멩덴이 투구하고 있다. /KIA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개막 이후 13경기째 선발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KIA의 선발진이 최근 얼마나 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는 세부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19일 현재 KIA는 6승 7패(7위). 시즌 6승은 모두 구원 투수가 거뒀다. 10개 구단 중 선발승이 없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

13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은 5.17에 달한다. 이중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7.01로, 리그 최하위다.

일단 원투펀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의 승리가 아직 없다. 브룩스는 지난 세 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하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 14일 롯데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5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첫 승을 놓쳤다. 아쉬움은 가득하지만,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멩덴도 지난 17일 SSG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과의 엇박자로 1패만 안았다. 멩덴의 평균자책점은 4.86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브룩스와 멩덴을 ‘4일 휴식 후 등판’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윌리엄스 KIA 감독은 먼저 브룩스와 멩덴을 메이저리그처럼 나흘 휴식 후 닷새 만에 마운드에 올리는 전략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짰다. ‘가을 야구’ 진출을 목표로 시즌 초반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자 고육책이었지만, 두 선수 모두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토종 선발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임기영은 2차례 선발로 나서 모두 4회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4.83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괴물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새내기 왼손 투수 이의리가 데뷔전에서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 이의리는 지난 8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점으로 키움 강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이의리도 지난 15일 롯데전에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현수, 이민우, 남재현 등도 1차례씩 선발로 나서 기대 이하의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KIA로서는 이번 주가 더 큰 고비다. 투·타에서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면서 시즌 초반 선두권을 형성한 LG, 삼성과 격돌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KIA는 20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원정 3연전을 치르고, 23일부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삼성과 홈 3연전을 벌인다.

이런 가운데 KIA의 전력층 등을 고려할 때 5월부터 본격화할 순위 경쟁의 열쇠는 결국 강력한 선발진이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불펜 과부하에 따른 마운드 조기 붕괴로 순위 싸움에서 낙오할 공산이 짙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