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제41주년 주먹밥 체험존 행사 ‘난항’
당시 봉사자-상징탑건립기획단, 주먹밥 상징탑 문구 놓고 갈등
봉사자들 행사 참여 거부 의사 “역할 컸던 노점인들 명시해야”

올해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5·18 당시 주먹밥을 직접 나눴던 이들이 참여하는 주먹밥 체험존 행사가 양산동 주먹밥상징 조형물 문구를 놓고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주 서구 양산동 복개상가 입구에 설치된 주먹밥 상징탑.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올해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5·18 당시 주먹밥을 직접 나눴던 이들이 참여하는 주먹밥 체험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앞서 갈등을 빚었던 양산동 주먹밥 상징 조형물 문구 수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행사가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20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제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에서 1980년 5월 당시 주먹밥 봉사를 진행했던 봉사원들이 직접 주먹밥 체험존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5·18 당시 계엄군의 눈을 피해 주먹밥을 만들었던 장소인 ‘양동방앗간(현재 양동동사무소)’에서 운영될 계획이며, 당시 봉사자들과 함께 주먹밥을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주먹밥에 담긴 5월 광주정신을 기억, 계승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기획안 완료를 앞두고 봉사자들이 양산동 주먹밥 상징 조형물 문구 수정을 요구하며 행사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양산동 주먹밥 상징 조형물은 광주 서구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기관이 참여, 양동상권관리기구가 주관해 지난해 5월 광주 서구 양산동 복개상가 입구에 설치됐다. 해당 조형물에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양동전통시장 상인들이 시민군들에게 주먹밥과 생필품을 나눴던 봉사에 대한 의의가 적혀있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상징탑 문구에 주먹밥 봉사에 나선 이들이 양동전통시장 ‘상인’으로 기재된 부분을 문제삼았다.

봉사자들은 5·18 당시 노점상인들이 목숨을 걸고 주도적으로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눴다며, 상징탑에 ‘노점상인’ 문구를 추가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한 봉사자는 “당시 일반 상인들도 주먹밥 봉사에 참여했기에 이들의 공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가게 하나 없었던 노점상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되면서도 주먹밥을 나눴다”며 “상인과 노점상인은 현재도 엄연히 구분되므로 노점상인 문구를 추가 기재하는 것이 더 명확한 진실이라고 생각해 문구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먹밥 체험존 행사 불참에 대해서는 “조형물이 건립됐을 때부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참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동상권관리기구는 행사가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정경록 양동상권관리기구 사업매니저는 “협의기구가 있는 상인회와는 달리 노점상인은 협의할 수 있는 대표단체가 없어서 의견이 누락된 것 같다”면서 “조형탑 문구 수정 문제도 의견 조율에 다소 시간이 걸린 것일 뿐 노점상인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봉사원들의 의견에 충분히 공감하며 행사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봉사원들과 양동상권관리기구는 주먹밥 조형물 문구 수정과 관련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김재환 기자 ·양준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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