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신감을 갖고 여러 주민들과 얼굴을 맞댈 수 있어 기쁩니다”
5일 광주시 광산구 송정공원에는 맑은 가을하늘 아래 주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한바탕 신명나는 잔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광주 최초의 특성화 고등학교인 광주시 동명고등학교 40여명의 학생들이 인근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청소년 거리예술제’.
한동안 말썽 많은 아이들로 취급당하는 등 주민들에게 외면당해야 했던 학생들이 주민들을 초청, 자신들이 그동안 학교수업에서 배웠던 솜씨를 맘껏 뽐내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0여명의 주민들은 서툴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학생들의 공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한동안‘문제아’들로 색안경을 쓰고 학생들을 보아왔던 주민들은 순서별로 펼치는 학생들의 익살과 재치에 웃음바다를 이뤘고 더 이상 이 학생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사라지고 없었다.
더욱이 이날 아이들의 모습은 더 이상 말썽꾸러기들이 아닌 밝고 자신들의 소중한 꿈을 힘차게 키워가는 당당한 10대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주민 김광석씨(65·광산구 송정동)는“동네에서 말썽만 피울줄 알았던 학생들이 이렇게 티없이 맑고 활발한 모습을 주민들에게 직접 보여줘 더 없이 좋은 자리가 됐다”며“이 학교가 일반고교 교육과 조금은 다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공연에서 아이들의 개성이 모두 살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산구 주민들은 지난 3월에 설립된 동명고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을 당하는 등‘문제아’들만 다니는 학교라는 생각에 학교설립을 줄곧 반대해 왔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 집에서 말썽만 피웠던 자녀들이 펼치는 공연모습과 주민들에게 대하는 밝은 얼굴을 본 학부모들은 대견스러워진 모습에 모두 즐거워했다.
학부모 한강옥씨(45)는“항상 성적으로 열등감을 느꼈던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일이던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 좋다”며“특히 자신의 특기를 개발, 최대한 살리는 현장중심의 교육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정소지(51)교장은“학교설립 당시 주민들이 중도탈락하는 등 문제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인식, 많은 어려움을 겪었었지만 꾸준히 주민들을 설득, 이제는 많은 협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며“볼품없는 아이들의 공연이지만 앞으로 주민들을 위한 거리예술제를 연례행사로 치룰 예정이다”고 밝혔다./최권일 기자 cki@kjtimes.co.kr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