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폐막된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는 관객 동원과 자원봉사자의 참여 등에서 성과를 거둔 영화 축제였으나 조직위의 엉성한 운영으로 많은 과제를 남겼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1주일간 광주극장을 비롯, 6개 상영관에서 11개 섹션으로 나눠진 173편의 영화에 2만 517명의 관객이 몰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개봉관을 찾은 유료 관객은 1만4천명으로 지난해 2천500여명에 비해 양적으로는 크게 발전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127회의 상영 횟수 가운데 입장권 매진이 ‘다다미방 이불속’을 비롯, ‘언러브드’, ‘진 세버그의 일기’등의 작품에서 이뤄졌다.
이는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영화를 감상하는 비경쟁 방식을 도입,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를 무삭제본으로 관람할 수 있었던 점과 영화 관람후 감독과의 대화(GV) 시간을 따로 갖았던 점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부대행사로 펼쳐진 ‘청소년영상전’의 놓은 호응과 추위속에서 자원봉사를 마다 하지 않는 ‘시민의 힘’도 대단한 행사였다.
그러나 이같은 시민들의 열기와 외형적인 성과에도 불구, 국제영화제로서 도저히 걸맞지 않은 여러 가지 운영상의 문제점이 노출, 시급한 대책이 절실하다.
우선, 타 시·도의 영화제와 비교해 차별성이 없어 시민들의 관심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올해의 주제인 ‘빛, 꿈 , 감동의 나눔’과는 무관한 프로그램 선정에서 부터 몇몇 인기를 끈 섹션외에 관객들이 보여준 냉소적인 반응이 이를 대변한다.
실제 ‘동북아시아 영화보기의 한국영화’섹션은 관객에게 외면 당해 프로그래머의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이는 주제 의식의 부재와도 결부돼 관객은 증가했으나 오히려 좌석 점유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타 지역의 영화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알찬 내실을 기한 영화제가 아니었다는 지적도 있다. 6억 3천만원의 예산 중에서 개막식 비용으로 1억원이 넘는 경비를 소요 한 점 등과 작년 대비 예산이 두 배로 늘어났음에도 불구, 상영 영화 편수는 그다지 많이 늘어 나지 않아 조직위의 경영 마인드 부재를 입증했다.
또한 조직위가 추구하는 ‘규모가 작은 영화제’가 실상은 ‘거대 영화제’에서 하는 부대 행사를 좇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또한 조직위의 엉성한 운영으로 잦은 자막사고를 비롯, 상영관의 시설 미비로 관객은 추위에 떨어야 했으며, 엉성한 외국어 서비스로 외국 관람객의 빈축을 사 조직위의 서비스 부재도 문제거리로 남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젊고 유능한 영화인의 발굴과 지역민들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는 영화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자구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조직위가 순수 민간단체라고 주창하면서도 시·국비를 지원받는 현재의 재정 상황을 개선, 재원조달 방안 개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3회 대회를 위해 영화제의 덩치를 키울것인지, 작지만 내실을 기울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숙고가 조직위의 무거운 숙제로 남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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