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수(광주광역시도시공사 사장)

 

마침내 대구~광주 달빛내륙고속철도 건설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는 중요한 관문을 통과하였다. 당초 지난 4월22일 앞으로 10년간의 전국 철도망 건설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표된 정부 계획안에는 달빛내륙철도가 ‘추가 검토사업’으로만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안 발표 직후만 해도 달빛내륙철도의 국가계획 반영 타당성에 대해 교통전문가들과 부처 관계자들은 사업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였다. 사업비 또한 4조원이 넘는 큰 규모여서 최종계획 반영 전망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광주시장과 대구시장을 중심으로 한 달빛동맹의 주도적 노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또한 영?호남 6개 시·도의 연대 및 협력,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사업명분 부각, 정치권 등 영·호남 각계각층의 일치된 노력으로 20여 년간 넘지 못한 국가계획 반영이라는 큰 문턱을 넘게 됐다. 특히 이용섭 광주시장은 4월 이후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정당대표,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이 사업을 건의하고 수시로 주요 인사들에게 반드시 국가계획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직접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수도권의 블랙홀에 대항해서 국토가 균형있게 골고루 발전하려면 먼저 대도시들간에 교통망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이후 경부선, 호남선 등 서울을 향한 남북방향 위주의 고착화된 구조가 수도권 집중의 커다란 원인이 되어왔다. 그동안 막혀있던 영·호남의 교류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동서방향의 교통축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며, 그 출발이 달빛내륙철도이다. 영·호남인들이 지리산을 넘어서 동서로 달리는 화합과 번영의 통합열차인 달빛KTX에 탑승하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광주에서 전남ㆍ북, 경남ㆍ북 등 8개 시군을 거쳐 대구역까지 약 200㎞ 구간을 최고시속 250㎞로 달려 1시간대로 연결하는 이 건설사업은 현재 이동하는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단축하게 한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으로 되었다면, 고속철도망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 안으로 연결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전국을 하나의 도시처럼’ 왕래하는 일일 통근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남은 숙제는 먼저 까다로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다. 그간 달빛철도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도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0.483으로 낮았기 때문이었다. 투여된 비용에 비해 편익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달빛철도 사업을 추가 반영한 이유로 “정책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듯이 경제성 논리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사업이다.

서울-강릉고속철도의 경우, 원주-강릉구간 철도사업 예비타당성 조사(2007년)에서 B/C가 0.3 이하였다. 개통 2년이 지나자 이용객 1천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고, 관광산업활성화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의 경우도 B/C는 0.34에 불과했지만, KTX 등이 개통되자 수요가 예측보다 3-4배나 증가했다. 이와 같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사례도 많이 찾을 수 있으니 앞으로 있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 수요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을 것 같다.

이제 광주에 달빛내륙철도뿐만 아니라 기존 부산선인 경전선의 복선전철화사업이 추진되면서 사통팔달의 교통결절 도시로서 재도약이 기대된다. 대구는 일찍부터 출발점을 동대구역이 아니라 접근성이 낮은 서대구역을 선정해서 도시내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더불어 “1도시 1정차역‘이란 문제점도 풀어냈다. 역전(逆轉)을 꿈꾸며 발전잠재력이 축적하고 있는 우리의 광주역도 철도교통과 연계한 활용방안을 논의해 볼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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