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첫날
상무지구 등 주요 유흥가 ‘적막’
홀영업 대신 포장 전환 가게 속출
일부 업소 폐점 뒤 음성영업 의혹
“조기 종식 위해 방역 최대 협조”

 

27일 오후 10시께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 주요거리 광장이 텅 비어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27일 오후 9시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음식점 직원이 가게로 들어서려는 손님들을 막아섰다. 이 직원은 “오늘부터 10시 마감이라 홀 식사는 어렵습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손님들을 되돌려보냈다. 이날부터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서 마감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손님이 없는 몇몇 가게에서는 미리 매장내부를 정리하거나 아예 간판을 소등하며 조기 영업 종료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차라리 일찍 마감해 유지비라도 절약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술집 업주 A씨는 “유지비가 부담스러워 미리 문을 닫았다. 업태 특성상 오후 10시부터 가장 손님이 많을 시간인데 이때부터 영업을 중지하라니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다”며 “이제는 버틸 힘도 없어 가게를 접는 방편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상황이 좀 나아질까 희망 고문하는 것도 이제는 지쳤다”고 토로했다.

일부 가게에서는 강화된 방역수칙에 맞춰 홀 영업 대신 포장에 주력하는 등 변화된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이에 일대 음식점 곳곳에서 포장을 대비해 일회용 용기를 잔뜩 꺼내놓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국밥집 업주 B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매장 내 식사가 제한적인 만큼 배달 서비스는 필수라고 생각해 시작했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정상화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방역수칙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10시께가 되자 이 일대 점포 곳곳에서 손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가게 간판 등이 소등되면서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이 가득했던 거리는 금새 어두워졌다.

이처럼 유흥시설·음식점 등의 영업이 제한되자 이용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이용객 C씨는 “근본적인 해결안 없이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정책이 무슨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거리두기를 상향하는 것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 죽이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초에 셧다운제를 해서 한 2주 정도 모든 매장이 문을 안 열고 사회 필수 인력만 움직이게 했으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진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성영업 의혹이 드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행인에게 업소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접근해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이내 건물 내부로 함께 들어갔다. 이들을 쫓아 들어선 곳은 홀덤펍이 운영되는 층이었다. 이곳 펍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으나 닫힌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내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 밖에도 영업이 끝난 가게 뒷편에서 만취한 손님이 나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시 방역 관계자는 “아직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청장년층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이 광주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중대한 상황”이라며 “이 비상 상황을 ‘짧고 굵게’ 끝내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보다 적극적인 자율책임방역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도권 등을 방문하신 분들은 광주 도착 즉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주시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준수,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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