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세계 속 ‘전남 갯벌’…생태보존 힘써야

박지훈 (중·서부취재본부 차장)

갯벌은 300여 종 100만 마리가 넘는 철새를 비롯해 2천15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갯벌’. 그 중 전남이 대한민국 생태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제44차 세계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갯벌’은 지난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자연유산이 됐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대표적 갯벌인 순천·보성, 신안, 전북 고창, 충남 서천의 4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모래 갯벌 육지부에 사구가 발달했고, 방풍림이 분포했으며, 배후에 염전과 논이 있다. 자연 송림으로 경관도 뛰어나다.

이 가운데 전남지역이 전체의 약 87%를 차지한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준비과정부터 문화재청, 외교부, 해양수산부, 해당 지자체, 등재추진단, 지역주민 모두 한뜻으로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성과다.

전남도는 세계유산 등재 기념으로 문화재청, 외교부, 해양수산부, 순천시, 보성군, 신안군과 협의해 등재선포식, 강연회, 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자연유산의 우수성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차별화한 활용사업을 적극 발굴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남지역 서남해안 일대 갯벌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신안 지도읍 내양리·봉리·어의도 및 선도 바닷가 주변에 수십 년간 바닷물 흐름이 바뀌면서 인근에 조성돼 있던 갯벌 퇴적층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갯벌 퇴적층이 쌓이기 시작한 건 섬이었던 신안군 지도읍과 무안군 해제면 사이 연륙이 추진되면서다.

문제는 이렇게 제방축조 후 약 40년 이상 담수호로 활용되면서 해수흐름이 차단돼 갯벌의 오염이 가속화됐다는 점이다. 더욱이 연륙이 된 후 바다 수심이 급격히 낮아지는 등 대규모 환경 변화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갯벌 내 생태학적 변화도 심해지면서 이곳에서 자생하던 동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던 어민들의 어려움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갯벌에 대한 생태계 파괴 등을 명확히 진단해,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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