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진월동 다목적체육관 안에 있는 한국전력의 고압 송전탑 지중화 사업이 12년 만에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전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중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남구청과 한전, 이천서씨 문중이 송전탑 이전에 의견의 접근을 이룬 결과다. 고압 송전탑 이전은 인근 주민들과 다목적체육관 이용자에게는 오래전부터 큰 과제였다. 대체 부지 마련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남구청은 송전탑을 현 장소에서 제2순환도로 건너편 진월동 산113 일대로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 매설 송전선은 120m 정도였다. 관건인 토지 소유주인 서씨 문중의 협조를 얻기 위해 남구청은 수 차례 서씨 종중과 계속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이견이 장기화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민선 7기 출범 이후 구청장이 종중에 대해 직접 설득을 나서면서 상당한 신뢰가 형성된 것을 계기로 토지 사용 문제가 실마리를 잡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에 협약이 성사됨에 따라 남구청은 송전탑 이설을 위한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서씨 종중에서는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전 공사를 맡은 한전은 사업비 15억 원을 부담하는데 합의했다.

남구청은 송전탑 이전이 완료되면 탑과 선로에 가려진 조망권과 소음과 전자파 우려가 사라지게 되면서 인근 공동주택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상권이 늘어나면서 주차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돼 체육관 이용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한다.

이번 사례에서 현안 해결에 단체장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입증했다고 하겠다. 오랜 주민 숙원을 성사시킨 남구청과 한전, 서씨 종중의 꾸준한 노력과 협력, 상생을 위한 통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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