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일출 보며 새 인생 계획 그려요”
장흥 소등섬서 희망의 빛 담아
향일암·달마고도서 힐링도
백리섬 섬길 드라이브 여행

 

2022 희망의 해야 솟아라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전남지역의 해맞이 명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현장 행사가 취소되고 일출을 직접 볼 수도 없지만, 올해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바래본다. 사진은 정남진 장흥 용산면 남포마을 앞 소등섬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코로나 시대로 대변되는 지난 2년여의 시간은 아마 누구에게나 ‘힘들었다’란 말이 튀어나올 만큼 고통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검은 호랑이 해인 임인년 새해가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같은 암흑의 터널을 뚫고 ‘희망’이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일터다.

바다나 산 등 새해 일출의 뜨거운 감동을 느끼고 싶은 이들의 바람이 오미크론이란 변수가 등장하며 또 다시 미뤄졌지만 그래도 아직 괜찮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 일출 명소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그대로 자리하고 있어서다.

◇작지만 아름다운 장흥 소등섬

바다 안개가 피어 오를때면 보일 듯 말 듯 자신의 정체를 쉬이 보여주지 않는 섬이 소등섬이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알게 모르게 입소문이 난 곳이다.

특히 득량만 지평선 너머로 쏟아질 듯 떠 오르는 일출을 보고 있으면 무언의 감동을 준다. 바다가 허락(하루 두세차례 썰물, 밀물 반복)해야 갈 수 있는 탓에 소등섬은 신비로운 매력까지 더한다.

소등섬은 장흥 용산면 상발리 남포마을 앞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다. 먼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들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해 소등섬이라 불린다고 한다.

크고 작은 기암괴석 사이로 왔다갔다하는 바다물이 서로 맞장구 치며 절경을 뽐낸다. 새벽시간 희뿌연 물안개가 스멀스멀 바다 전체를 휘감을 때는 절로 카메라 셔터 속도가 빨라진다. 일출이 내 뿜는 붉은색 사이로 절묘하게 섞여 있노라면 몽롱한 느낌마저 준다.
 

향일암 일출 모습 /여수시 제공

◇기암괴석 어우러진 여수 향일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금오산에 위치한 사찰 향일암은 ‘일출 맛집’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유명한 명소다.

향일암은 선덕여왕 시절 원효대사가 지은 곳으로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아름다워 조선 숙종41년(1715년)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 명명(命名),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실제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탁 트여진 바다 속을 뚫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향일암 전경

향일암이 자리한 곳 사이사이에는 여러 사연과 전설을 간직한 기암괴석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좁은 바위틈 사이로 난 해탈문을 지나 대웅전에 오르는 길. 숨이 목구멍 깊숙히 차오를 때까지 계속되는 계단을 오른뒤 마주한 관음전에서 마주한 남해의 붉은 해는 그간 쌓아온 속세의 번뇌를 씻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해남군 달마고도./ 해남군 제공
해남 달마산 인근 자락에 빽빽하게 자라난 수목들이 신비로움을 뽐내고 있다. /해남군 제공

◇해남 달마고도

한반도가 시작되는 곳 땅끝 해남은 코로나 시기에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힐링 장소로 꼽힌다. 특히 섬과 바다 산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미황사(美黃寺)는 땅끝마을 가는 길의 달마산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육지 가장 남쪽에 있는 사찰이다.

미황사의‘미’는 소의 울음소리가 아름다워서 따온 것이고,‘황’은 금인의 색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이러한 미황사 창건 설화는 불교의 남방전래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흔히 달마산은 삼황(三黃)의 미가 있다고 하는데, 삼황은 불상과 바위, 석양빛이 조화를 이룬 것을 의미한다.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와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이 조화를 이룬 달마산에는 2017년 달마고도가 개통했다.

달마고도는 17.74㎞에 이르는 달마산 둘레길로, 본래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돌 하나하나를 지게로 날라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 공룡의 등뼈같은 바위암릉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다도해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 역시 명품이다. 땅끝의 아름다운 생태가 그대로 살아있고, 미황사를 비롯한 달마산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세계적인 순례길인 산티아고에 비견되고 있다.
 

강진 주작산에서 바라다 보는 일출이 묘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강진군 제공
주작산 자락에 자리한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 사이로 떨어진 붉은 잎이 또 다른 겨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강진군 제공

◇시원함 더하는 강진 주작산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하다 해서 주작이라는 이름이 붙어진 강진 주작산은 숨겨진 일출 명소다. 475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곳곳에 긴 바위능선이 많고 정상에 서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봉황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최고봉으로 우측날개 부분은 해남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이며 좌측날개는 작천소령 북쪽에서 덕룡산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두륜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소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암릉구간을(약 4.5㎞)거쳐 정상에 오르면 확트인 해안선과 드넓은 간척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암릉과 더불어 독특한 경관을 느낄 수 있다.

등산로 사이사이 편백나무와 동백나무가 겨울 정취를 더해준다. 저 멀리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겨울철새들의 율동은 강진 주작산이 보여주는 또 하나에 선물이다.
 

신안군 퍼플교 전경. 보랏빛 데크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퍼플섬에 다다를 수 있다. /신안군 제공

◇보랏빛 섬 새 아침 ‘신안 퍼플섬’

이색적인 색감을 가진 명소를 찾고 있다면 섬 전체가 보라색으로 꾸며진 전남 신안군의‘퍼플섬’ 반월·박지도로 가보자. 반월도와 박지도는 신안군 안좌도 앞바다에 이웃한 자그마한 형제섬이다.

안좌도 두리마을에서 퍼플교로 불리는 1.4㎞ 거리의 보랏빛 다리를 건너면 박지도와 반월도에 차례로 닿는데 두 섬 모두 둘레길이 잘 조성돼있어 가볍게 걷기 좋다.

둘레길을 걷다가 퍼플섬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현지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 지붕과 담벼락을 비롯 식당·카페 등 모든 것이 보라색으로 가득 차 있다. 심지어 도로 분리대와 분리수거 박스까지도 보라색으로 덮혀 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라벤더·자목련·수국 등 보랏빛 꽃도 심겨 있다. 섬 어디서든 카메라를 켜면 보라색 배경으로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보랏빛 섬으로 유명하지만 해안가인만큼 바다에서 떠오르는 황금빛 태양도 놓치면 안된다. /신안군 제공

보랏빛 섬으로 유명하지만 해안가인만큼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빠질 수 없다. 반월도에서 맞이하는 황금빛 태양은 보랏빛 마을을 볼때와는 또 다른 색감과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낭도와 둔병도를 잇는 낭도대교가 시원한 바다 사이로 웅장함을 뽐내며 멋을 한껏 내고 있다. /여수시 제공
여자만해안도로 사이로 펼쳐진 여수 바다를 병품삼아 자전거를 탄 방문객들이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 /여수시 제공

◇백리섬 섬길

백리섬 섬길은 여수 돌산에서 고흥 간 사이 여자만에 흩어진 10개 섬 백리길(39.1㎞)을 해상교량으로 연결한 명품 해양관광도로다.

총 11개 교량 중 7개는 완성됐으며, 4개는 2028년 완성 예정이다.

구간별로 보면 팔영대교(고흥 영남~적금도), 적금대교(적금도~낭도), 낭도대교(낭도~둔병도), 둔병대교(둔병도~조발도), 조화대교(조발도~여수 화양), 백야대교(여후 화양~백야도) 화태대교(화태도~여수 돌산) 구간이 현재 운영중이다. 화정대교(백야도~제도 공사중), 제도대교(제도~개도 공사중), 개도대교(개도~월호도 공사중), 월호대교(월호도~화태도 공사중)는 공사중이다.

섬과 섬을 연결한 드라이브 코스인 만큼 각 섬들을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대표적으로 백리섬 첫 구간인 적금도는 쌓을 적(積), 쇠 금(金)자를 써서 ‘적금도’라 불린다고 한다. 현재도 금을 캐던 금광굴이 남아 있다.

남북 양끝이 동쪽으로 휘어 동쪽해안은 전체적으로 넓은 간석지가 펼쳐져 있다. 서남쪽해안은 암석해안이 발달돼 있다.

섬의 모양이 이리를 닮았다고 해 이리 낭(狼)자를 써 부르는 낭도 역시 가볼만하다. 공룡발자국 화석, 주상절리, 퇴적암 층리 등 다양한 눈요깃꺼리가 풍성하다.

해가 일찍 떠서 섬을 밝게 비춰 준다 해서 불리우는 조발도도 인기 코스다. 동남부는 산지(최고 높이 171m)를 이루고, 암석해안이 형성돼 있어 볼만하다.

◇서구 8경 금당산 새해 맞이

광주광역시의 대표적인 산을 꼽으라하면 열에 아홉은 무등산을 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모두 갈 순 없는 일. 무등산도 좋지만 서구 8경으로 꼽힐 정도로 유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금당산을 오르는 건 어떨까? 303.5m의 해발을 가진 금당산은 광주 남구 진월동과 서구 풍암동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아주 가파르진 않지만 마냥 평탄한 길은 또 아닌 금당산은 일출을 보러가는 이들은 물론 평소 산을 좋아하는 지역민들에게도 좋은 등산 코스를 제공하는 산이다. 금당산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무등산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무등산 뿐만 아니라 광주 전남 혁신도시까지 한눈에 담아갈 수 있다고 하니 날씨를 잘보고 산에 오른다면 일출은 물론 탁 트인 전경까지 보고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양준혁 기자 yjh@namdonews.com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열렸던 광주광역시 남구 금당산 해맞이 행사 모습. /남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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