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현 (피아니스트 겸 작가)

2022년 임인년이 밝았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 해로 예로부터 검은 호랑이는 보다 귀하게 여겨져 왔다. 호랑이는 역사적으로 신령스러운 동물로 알려져 왔으며 재앙과 화를 몰아내고 복을 가져다 주는 동물로 인식되어왔다. 어릴 적 비디오를 볼 때면 호완마마 보다 무섭다던 문구와 함께 등장하던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가 호돌이일 정도로 우리에게는 친숙하고 인연이 깊은 동물이기도 하다.

오늘 칼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검은 호랑이 해를 맞이하여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 대신 2022년 클래식 음악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전세계의 연주회와 공연들은 취소되었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계도 암흑같은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면서 2021년 하반기에는 과거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관객과 소통을 해 나가고자 했다. 잠잠해 지는 듯 했던 코로나는 더 강력한 바이러스의 등장과 함께 전세계를 다시금 혼란에 빠뜨렸으며 코로나 종식 선언에 대한 불투명한 가능성에 음악계는 음악회 취소 보다는 강력한 방역을 약속하며 연주회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2022년이 더욱 의미 있는 해로 기억될 단체들을 소개하자면 BBC필하모닉 (BBC Philharmonic)과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Toronto Symphony Orchestra) 그리고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이다. 영국의 국영방송사인 BBC의 BBC필하모닉이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이했다. 다시 심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창사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와 이를 축하하고자 하는 연주자들의 다양한 연주가 준비되어있다.

또한, 캐나다를 대표하는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시 창사 100주년을 맞이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연주 자체가 중단되었고 2021년에는 음악으로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고자 연주홀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소규모 공연을 개최했던 그들은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여 좀 더 굵직한 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다시 그들의 연주홀로 돌아와 그들과 인연이 깊은 연주자들과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음악을 통해 힘든 현실에 지쳐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리고자 소규모 공연 역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도시 중 유일하게 여름 내내 음악 축제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 A)의 할리우드 볼이 100 주년을 맞이했다. 1922년부터 시작된 할리우드 볼은 특정 분야의 음악이 아닌 영화 및 재즈 음악부터 클래식 음악까지 다양한 범주의 음악들과 연주자들이 매일 저녁 관객과 만나는 여름 음악 축제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연주가 전부 취소되고 백신 접종이 가능했던2021년에는 축제가 열리긴 했지만 축소되어 명맥만 유지하였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생활 복귀를 시작한 올해는 다시 화려한 라인업으로 음악 축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할리우드 볼과 인연이 있는 많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모든 공연장이 문을 닫았고 연주들은 전부 취소되었으며 연주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백신이 나오기전까지 불투명한 상황 속에 모두들 가슴을 졸였고, 백신이 나온 후 다시 무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델타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등장했고, 백신 1·2차 접종을 넘어 부스터샷까지 맞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서 무턱대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에 공연장과 연주 단체 및 연주자들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자 했다. 강력한 방역과 관객들의 단속 속에 2021년 하반기부터 공연장은 문을 열기 시작했고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은 무대로 돌아왔다. 관객들 역시 그들의 음악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이 계속 연구되고 백신 접종률이 증가함에 따라 2022년에는 좀 더 많은 연주자들이 관객을 만날 거라 예상되어진다.

축소 운영되던 연주회들은 다시 본 모습을 찾을 예정이며, 취소되었던 음악 축제들도 다시 재 오픈을 준비중이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지만 서로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음악의 힘을 빌려 관객과 연주자가 이 힘든 시기에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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