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경영지도사,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시작되었다. 중소기업인들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 한해의 사자성어로 ‘중력이산(衆力移山)’을 선택하였다.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라는 의미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올 한해 소망하는 목표를 달성해보자는 경영의 새로운 각오일 것이다.

지난해는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충격과 원자재 가격상승, 지속적인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의 문제,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경영의 확산 등 산업생태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여러 난제를 헤치며 버텨왔다. 올해도 이런 문제들이 지속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정부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지원예산을 대폭 확대한다는 점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개발과 상용화 기술개발 등에 역점을 두면서 해외시장개척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4천여 개의 각종 지원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사업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업 당사자들이 강한 의지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하여 연초에 자신의 사업장이 처한 재무상태비율과 손익비율 등 세부상황을 정확하게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전략을 면밀하게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서를 바탕으로 정책자금의 지원 가능성을 확인해 보자. 이때 반영되는 가점 사항의 확인 및 각종 증빙자료의 준비, 정책자금의 신청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기대효과와 예상성과를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아무리 좋은 지원사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전 준비 없이는 기회를 붙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의 한 대학병원 입구에 들어서면 큰 바위에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한자어가 새겨져 있다. 이 사자성어에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의미가 스며있다. 즉 어미 닭이 병아리를 부화시키기 위해 알을 품고 있다가 21일이 되어갈 즈음, 알 속에서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혼신의 힘으로 껍질과 부딪친다. 그때 밖에서 어미 닭이 병아리의 몸부림을 알아채고 함께 껍질을 쪼아준다. 그리하여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에는 병아리의 노력과 어미 닭의 협조가 동시에 일어났을 때 건강한 병아리가 탄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글귀가 병원 입구에 쓰여 있는 것은, 환자와 의사가 함께 노력을 다했을 때 병이 치유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새겨놓았을 것이리라.

필자는 30여 년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컨설팅 업무와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아왔다. 그동안 기업이 성장 발전해 나가는 수많은 사례를 지켜보았다. 그중에는 기업대표가 불굴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역 테크노파크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유관기관의 지원사업을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을 성장시키는 사례도 매우 많았다.

올해도 중소기업이 처한 외부환경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소기업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정부와 유관기관의 지원정책, 그리고 이를 연결해 시너지를 생성하는 전문가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인 히든 챔피언들이 대거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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