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선(내안에별빛어린이집 원장)

지난 15년간 어린이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엄마’라는 단어 입니다. 천사와 같은 아이들은 기분이 좋으면 “(엄)마~~(엄)마~~”라며 방긋 거립니다. 서럽게 울 때도 “(으앙~)마~(으앙~)마~~” 거리며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곤 합니다.

등원 때나 하원 때나 이곳 저곳에서 “00어머니~”라는 호칭이 어린이집 공간을 채우고, 알림장에도, 전화에도, 안내문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어가 바로 “엄마”, “어머니”입니다.

엄마는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세상의 여러 수식어가 엄마를 표현하지만 무엇보다 엄마를 필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엄마는 우리를 세상에 존재케 한 가장 소중한 통로이기때문입니다. 처음 엄마가 된 소식을 접했을 때 설렘과 두렴으로 소중한 이들에게 가장 먼저 전화하며 때론 웃고 때론 울며 임신 소식을 전했던 그 엄마가 어느새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더 엄마다운 엄마가 되어가는거라고 느껴집니다.

#첫 돌부터 ‘자기주장’펴

보통 아이가 ‘첫’ 돌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자기주장을 폅니다. 의자에 앉히면 앉혔다고 소리 지르며 울고, 유모차를 태우면 그것도 싫다고 울어댑니다. 그 작은 아이가 감정싸움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신기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은 종종 착각을 합니다. “아이가 아직 말을 배우기 전이라 답답해서 떼를 쓰는 거라고요.”

더 큰 문제는 바로 엄마의 언어입니다. 누구나 태교 때‘나는 꼭 아이를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 엄마가 될 거야’ 라고 결심하지만 사정은 전혀 딴 판으로 흘러가고 맙니다. 어느새 아이들에게 “그만 좀 하라고!”, “너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거니?” 라며 격앙된 언어들을 쏟아냅니다. 이같은 부정적인 언어는 엄마와아이,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그래서 엄마의 언어, 눈빛, 표정뿐 아니라 엄마의 행복감이 아이의 정서적 발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린이집 원장으로 종사하다보니 주변에서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 언제쯤 보내는 게 좋을까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저로서는 무척 난감합니다. 일반적인 일처럼 특별히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더욱더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교사의 변동이 자주 없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이 지속해서 교육받으며 전문성을 갖춘 어린이집 ▲부모와의 소통을 위해 교사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집 ▲지켜야 할 전통적 가치는 지키고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이론들을 함께 정립시키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어린이집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등원 시기 각자 달라

어린이집 적응에 관한 주변의 이야기들은 그냥 편견에 불과합니다. “어린이집 보내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없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기 가장 좋은 때 는 가정의 상황을 고려하여 보내기로 한 바로 그때입니다.”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다니게 될 때는 아이에게 적응 기간이라는 시간을 줍니다. 낯선 어린이집에 처음부터 긴 시간 홀로 있게될 때 아이는 엄마와 분리되었다는 거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에 들어와서 10분 ~20분 시간을 보냈다가 다음날에는 30분, 그리고 다음날에는 아이의 상태를 보면서 조금씩 아이가 적응할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보냅니다. 이 적응기간은 아이의 적응 기간이지만 동시에 엄마의 적응 기간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생일은 아이의 똑똑함과 전혀 상관이 없고,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것과 친구의 유무도, 하원 시간과 아이의 우울감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인생이란 달리기를 먼저 시작했다고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길이와 방향, 목적지 모두 다릅니다.

저 자신도 엄마가 되면서 육아는 학교에서 전혀 배우지 않았던 생소한 영역인지라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면서 정보를 습득하는 일이 다반사 입니다. 타인과 정보나 일상을 공유한다는 건 꼭 유익한 일만은 아닙니다. 자칫 ‘나다움’을 잃어버릴 우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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