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노정훈 문화체육부장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지구촌 축제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지난 4일부터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대한민국 동계스포츠는 한 동안 국제경기에 나설 수 있는 시설이나 인프라, 선수 저변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철저히 변방국이었다. 말 그대로 출전에 의미를 두는 수준이었다.

대한민국의 분위기가 변한건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이다.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에 포함되면서 많은 메달을 획득했고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지금도 우리 마음속에 피겨 여왕으로 남아있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연아는 각종 국제 대회 입상과 우승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로 국민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동계올림픽에서의 계속된 성과는 대회 개최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성적 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의 성과를 냈다. 동계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현재도 대다수 동계 스포츠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일부 종목들을 제외하면 지원이 줄고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예전의 어려움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번 베이징동계 올림픽의 경우 광주·전남에서 태어나 자라서 태극마크를 달고 베이징에 입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겨우 전남도체육회에는 러시아에서 귀화한 바이에슬론 두명의 선수 뿐이다.

종목의 편중화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만 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현실이다.

쇼트트랙이 아닌 한국의 메달 예상은 AP통신의 이상호 금메달 1개가 전부다.

하지만 오는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김민석, 10일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11일 스켈레톤 윤성빈과 정승기,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김준호와 차민규 등도 메달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15일 봅슬레이 남자 2인승,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과 17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과 김예림,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 20일 컬링 여자부 결승과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등에서도 선전을 기대할 만하다. 인기 종목에 국한돼 응원하지 말고 비인기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동계스포츠 미래 꿈나무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등의 공감대 형성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단지 제도를 마련해 예산을 투입한다는 개념이 아닌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미래와 그들의 꿈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동계스포츠를 접하며 스스로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활성화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줄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을 넘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만큼 하계스포츠뿐만 아니라 동계스포츠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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