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창 차장/중·서부취재본부

그 어떤 선거보다 길고 지난하게 느껴졌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0.73%p, 24만7천77표의 역대 최소 표 차이로 승리한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영암 아우토반 건설 등을 내세우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호남 20% 득표라는 국민의힘의 목표치에는 못 미쳤으나, 호남은 보수정당 후보에게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주며 윤 당선인의 구애에 응답했다.

민주당 후보에 변함 없는 지지를 보내면서도 보수정당 후보에게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준 호남민심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걸까.

문재인 정부 지난 5년간 호남은 외연적 성장을 거듭했다. 나주혁신도시에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터를 잡았고, 광주형일자리를 통해 생산된 캐스퍼가 도로를 누볐다. 계획대로 조성시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신안 해상풍력발전 단지도 첫발을 내딛었다.

문제는 지역민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파트 값은 폭등했고,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에 생활은 더 각박해졌다. 지역은 발전했지만 실생활에서는 유의미한 변화와 개선을 느끼지 못한 셈이다. 그런 와중에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국민의힘의 대선 전략은 민심을 흔들었다. 실제로 휴일이면 천안과 대구의 코스트코, 여주의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찾는 지역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터였다.

결과야 어찌됐든 호남은 이번에도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과 투표율로 정치 1번지임을 보여줬다.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0.73% 차이가 어떻게 기록될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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