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밤 靑에서 안 보내도 불편하지 않아”
“靑 역사 부정적 평가로 청산한다는 건 역사 왜곡”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저는 5월 9일 오후 6시, 업무를 마치는 퇴근 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임기 마지막 날인 다음 달 9일 스케줄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첫날인 다음 달 10일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한 만큼 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 일정은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는 최근 문 대통령이 5월 9일 청와대를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간담회에서 밝힌 일정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다음 달 9일 오후 6시에 퇴근하고 나면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날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로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청와대 당직이 근무하면 되고 저는 업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신구 정권 간 갈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퇴임 후 생활을 두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하루에 한 번씩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그렇게 안 할 생각”이라며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일부러 그런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데 따라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리는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역사 또는 청와대 역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에 뭔가를 청산한다는 의미로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저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공과 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그 역사를 청산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출입기자단과의 녹지원 간담회는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문 대통령은 그사이에 기자간담회 등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하늘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의 정장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단과 막걸리를 마시며 비교적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와 함께 동고동락한 기자단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장여진 기자 jyj@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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