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욱(남도일보 동부취재본부 부장)

지방의회가 최근 전반기 의장단 선출 등 원 구성을 모두 마무리하고 개원,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개원에 앞서 치러진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일부 정당의 독식을 비롯해 의원들간 담합설 등으로 각종 잡음과 구태로 얼룩져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또 이 같은 행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자치에도 크게 역행하고 있어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전남 동부권 기초의회의 원 구성 과정을 보면 먼저 지난 5일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민주당 출신의원으로 선출한 여수시의회의 경우 7일 2차 본회의를 통해 각 상임위원 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부의장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민주당 여수을 지역구 시의원들의 불참으로 본회의가 파행, 열리지도 못했다.

이어 지난 8일 오후 열린 제221회 임시회 3차 본회의의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원장 선출여부가 하나의 변수로 꼽혔으나 큰 이변 없이 민주당이 모두 독식하면서 원구성이 마무리되고 말았다.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순천시의회도 최근 치른 의장단의 선거 결과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운영위원장과 3개 상임위원장도 선출한 가운데 진보당 2명이 도전에 나섰지만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모두 차지해 시의회 안팎에선 다수당의 횡포를 넘어 협치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기초의회의 비난을 미리 염려한 탓인지 최근 민주당 광양시지역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부의장 자리를 타 정당인 진보당에 흔쾌히 양보하는 아량을 베풀기도 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또 다시 민주당 독식으로 흘러가거나 의원들간의 갈등도 야기, 의장단 선출에서 보인 양보의 미덕이 퇴색되기도 했다.

구례군의회와 보성군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의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차지한 한 가운데 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지방의회는 지난해에 부활된 지 30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자치분권과 실질적인 주민주권의 가치 실현을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여전히 의장단 감투싸움 등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어 지방의회 30년이라는 위상을 세우기 위해선 쇄신과 혁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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