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4일(현지시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AP와 AFP 통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가운데 원숭이두창에 대해 미국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밝혔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AFP 통신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인들은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퇴치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미 연방 정부는 열, 신체 통증, 오한, 피로 등을 유발하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또 질병 퇴치에 필요한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 5월 중순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 6천600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확산세에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며 경종을 울렸다.

미국 내에서도 연방 정부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뉴욕주가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비상사태 선포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일 원숭이두창을 범정부적으로 관리 감독할 대응팀을 꾸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에 로버트 펜튼을, 부조정관에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를 각각 임명한 바 있다.

AP 통신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 기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지금까지 75개국에서 1만6천16명의 감염이 확인됐는데, 이중 약 26%에 해당하는 4천132명은 지난 일주일간 발생해 전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6월 8일에는 이 질병을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6월 22일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 첫 사례가 확인되자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고, 대응체계도 질병관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했다. 현재도 이 단계와 체계는 유지 중이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는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서 15일간 격리 치료를 받았고, 피부 병변 부위가 회복된 뒤 감염력이 소실됐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지난 8일 격리해제돼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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