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에게 고문수사와 도피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있는 박처원(전 치안본부 5차장) 전 치안감에게서 나온 10억원은 김우현(65) 전 치안본부장이 카지노업계 대부 전낙원씨로부터 기부받아 박씨에게 전한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2면>
이씨의 도피행적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는 17일 박씨와 전씨의 진술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양운 서울지검 3차장 검사는 “김씨가 치안본부장 시절인 지난 89년 10월 당시 워커힐호텔 카지노 대표였던 전씨에게 ‘경찰발전에 기여해달라’며 기부금을 요청, 전씨로부터 10억원을 수표로 건네받은 뒤 치안본부 모차장을 통해 박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씨가 김씨에게 돈을 내놓은 데는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씨가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그룹 안덕영 이사는 “전회장이 89년 가을 김씨로부터 경찰의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을 들어 경찰발전기금의 기부요청을 받고 필동의 한 일식집에서 김씨를 만나 10억원을 기부했다고 했으나 박씨나 이씨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김씨가 박씨에게 10억원을 전달한 경위 ▲박씨가 받은 돈 중 일부를 이씨에게 도피자금으로 지원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키로 하고 전씨를 전날 소환, 조사한데 이어 이날 박씨를 소환, 돈을 받은 경위 등을 집중 추궁중이다.
검찰은 또 박씨와 김씨의 금융계좌추적을 검토중이며 박씨에게 돈을 전달한 치안본부 모차장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경찰총수였던 김씨가 박씨에게 거액을 줬고 박씨는 이 돈 중 1천500만원을 97년 12월 은신중이던 이씨에게 제공했다는 이씨 부인의 진술이 나온 점으로 미뤄 경찰이 조직 차원에서 이씨의 고문과 도피를 비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경북 고령 출신인 김씨는 박씨가 대공담당인 치안본부 5차장이었을 때 정보담당4차장을 맡았으며 이후 서울시경국장, 치안본부장을 역임한뒤 경찰을 떠난 뒤에도 경북도지사 등을 거쳤으나 96년 췌장염 수술 후유증으로 4년째 의식불명 상태로 현대중앙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중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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