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활동 소득, 코로나 이후 ‘반토막’
최저·생활임금에도 크게 못 미쳐
“복지 등 해결 못하면 악순환 반복”

2020년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덮치면서 예술인의 배고픔은 더욱 악화됐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공연·전시가 중단돼 예술인의 활동 기회가 박탈됐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본 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 지원금 및 생계비 등을 예산에 편성했지만, 예술 활동 증명 발급 지연 및 적체 등으로 지원금 신청 자격을 획득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예향의 도시’로 불리는 광주의 예술 생태계 현실과 지역 예술인을 위한 지원 대책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남도일보는 지난해 광주문화재단이 시행한 ‘2021 광주예술인 실태조사 및 복지정책 연구소’ 보고서와 지역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예술인의 전반적인 실태와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광주문화재단이 시행한 ‘2021 광주예술인 실태 조사 및 복지 정책 연구소’ 보고서에 게재된 예술인의 1년 평균 소득과 예술 소득 그래프.
예술인의 활동 소득을 나타내는 그래프

“예술은 공기와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지만 예술 없는 삶은 황폐해질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현실은 정책 뒷전으로 밀려 맨땅에서 예술을 꽃피우는 예술인들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는거죠.” 광주지역 청년 예술인 A작가의 하소연이다.

‘배고픈 직업’으로 불리는 예술가. 예나 지금이나 예술로만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예술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 부족 등 여러 가지의 난제가 ‘예술가는 배고프다’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지난해 9월 29일부터 10월 22일까지 광주에서 거주·활동하고 있는 전문예술인 1천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광주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주지역 내 예술인의 1년 총소득은 코로나19 이전 평균 1천894만 원에서 코로나19 이후 평균 1천430만 원으로 평균 464만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예술 활동으로 얻은 소득은 코로나19 이전 766만 원, 코로나19 이후 451만 원으로, 평균 316만 원 (41.2%)이 감소했다.

예술 활동 직업을 통한 소득은 코로나19 이전 개인지도(강의비)가 36.4%로 가장 높았으며, 출연료(33.6%), 작품 판매료(21.4%) 등 순이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개인지도(강의비)가 33.9%로 1위를, 출연료(27.0%) 다음으로 사업보조금 및 지원금(20.8%) 등이다.

예술인들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최저임금 연봉과 광주광역시 생활임금으로 계산한 연봉과 비교해 보면 지역 예술인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한 것을 알 수 있었다.

2021년 최저시급 8천720원을 감안, 연봉은 2천186만원(하루 8시간, 주5일 35시간 포함한 209시간으로 계산)이다. 코로나 이후 예술인 개인소득보다 756만원이 더 많았다. 또한 광주시 생활임금(2021년 기준 1만520원) 연봉 2천374만원과 비교했을 경우 944만원 적게 받았다. 최저임금과 생활임금 기준 연봉보다 훨씬더 적은 금액으로 생활하고 있는게 지역 예술인들의 현실이다.
 

풍물연희예술단 ‘광대’.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 역시 어려운 지역 예술 생태계가 코로나19로 더욱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의 예술 복지 매뉴얼이 전무했기에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이당금 푸른연극마을 대표는 “시립 예술가를 제외하곤, 고정적·안정적 수입이 없는 것이 예술가들의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원금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장기화 됐을 경우 악순환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원금은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있지만, 예술 전반에 대한 복지 제도 등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같은 현실을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나데 첼로 콰르텟’.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광주문화재단 제공

이 같은 현실은 보고서 내 ‘예술인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점’ 항목에서도 잘 나타난다. 예술 창작 등 현장의 애로사항으론 지원예술 정책(지원사업)부족( 54.2%)과 판로 부족 등 지역의 예술소비력 낮음(51.2%)이 우선 순위로 꼽혔다.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운 점은 수입의 불안정(88.6%)과 궁핍한 생활(62.3%) 등 경제적 여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특히 지역 상황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예술 지원 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광주형 예술 지원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지원 금액 적음(40.2%)이 1순위, 지원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35.7%)과 지원 규모 작음(30.4%)이 뒤를 이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