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편의점 점포 1천190개소 ‘경쟁’
지난해 매출 0.3% 증가 그쳐
점포 과밀화로 점주들 ‘속앓이’

 

광주 서구 농성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매출이 조금 늘기는 했는데 실제 거둔 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 입니다. 인근에 편의점이 너무 많아서 수익이 나빠지고 있지만 사업을 접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정년퇴임 후 광주 북구에서 부인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8)씨는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편의점은 곳곳에 늘어나고 있어 부담이 된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인근에 편의점이 너무 많아서 수익이 나빠지고 있지만 사업을 접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행태가 변화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과밀화 등의 이유로 편의점 점주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29일 한국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광주지역 5대 편의점 점포수는 2018년 1천75개에서 지난해 기준 1천190개소까지 늘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2018년부터 지난 해까지 대형마트(-5.9%), 백화점(-3.2%)·준대규모점포(-10.3%) 등 다른 유통업체의 점포 수가 감소했으나 편의점만 유일하게 18.5%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의 편의점 수는 4만2천277개에 달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상황에서도 편의점은 근접성과 편의성을 내세워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밀 출점으로 인해 편의점이 포화 상태에 달한 탓에 점포별로 거둔 매출은 5년 전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해 4천863만3천원으로 전년대비 2.9% 늘었지만 5년 전에 비해서는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CU와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포함)의 연간 1인당 구매단가는 7천1원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소비자가 편의점에 한 번 갈 때 마다 7천1원 어치의 물건을 사갔다는 의미다.

편의점의 1인당 구매 단가는 매년 꾸준히 올랐다. 2017년 5천544원에서 2018년 5천689원, 2019년 5천742원, 2020년 6천895원, 지난해 7천1원으로 최근 5년 간 26.3% 늘었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전년대비 20.0% 껑충 뛰었다.

지난해 편의점에서는 식품과 비식품이 두루 잘 팔렸다. 음료 등 가공식품과 즉석(신선 일부 포함) 등 식품의 매출 증가율은 9.6%, 생활용품·잡화·담배 등 비식품 매출은 3.8% 각각 늘었다. 2020년 매출 증가율이 0.4%에 그쳤던 식품의 경우 지난해에는 10% 가까이 성장했다. 이로 인해 편의점의 식품 매출 비중은 54.1%로 전년보다 1.3%p 증가했다. 비식품 품목은 45.9%의 비중을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대면 점포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편의점이 선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편의점 점주들은 매출 증가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과밀 출점으로 같은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와의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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